‘희망연대’ 참여 노조 줄잇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42개 노조로 출범 나흘만에 10여곳 추가 가입
“내년 7월 복수노조 설립 허용되면 더 몰릴 것”

새로운 노동문화를 기치로 4일 출범한 ‘새 희망 노동연대(희망연대)’에 크고 작은 노조들이 잇따라 가입하고 있다. 정연수 희망연대 공동위원장(서울메트로 노조위원장)은 8일 “발족식 이후 희망연대의 설립 취지가 알려지면서 10여 개 노조가 더 가입했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는 현대중공업, 서울메트로,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 등 42개 노조(조합원 12만여 명)로 출범했다. 정 위원장은 “동참 의사를 밝힌 사람 중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대의원들도 있다”며 “내년 7월부터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되면 양대 노총 소속 사업장 노조들의 참여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노조마다 상황이 달라 모든 참여 노조의 이름과 조합원 수를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희망연대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과는 다른 노동운동을 지향하고 있다. 이들은 출범식에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동운동 △투쟁보다 정책·공익노조 지향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노조를 천명했다. 실제 출범 후 첫 행사로 노동절인 5월 1일 사회봉사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희망연대는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제3노총’을 선언하고 있지는 않다. 구성 노조도 공기업, 지하철, 대기업, 중소기업 등 다양한 데다 현재까지는 사회적 모임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 형식을 띠고 있다. 희망연대보다 결속력이 더 강한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인천메트로 등 전국 6개 지하철노조가 지난해 8월 제3노총의 전 단계로 지하철노조연맹을 결성하려다 내부 반발로 무산된 것도 노총 구성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한 예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내년 7월부터 복수노조로 인해 노조 설립이 자유롭게 되면 이들이 자연스럽게 양대 노총에 이은 제3노총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노총의 노동운동 방식에 염증을 느끼고 민주노총을 탈퇴하거나 독립노조로 남아 있는 노조들이 새로운 노동운동에 대한 욕구로 결속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또 개별노조로서는 노동운동에 한계가 있어 더 큰 조직체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기존 노총에 대한 염증이 상급단체 탈퇴까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탈퇴하거나 독립노조로 남아있는 각 노조가 어떤 형식으로든 모이게 되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라고 내다봤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