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숨겨진 경북 관광보물 34곳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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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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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여행작가協책 출간
옛이야기 찾아내 수록

경북 의성군 금성면 산운마을에서 촬영한 금성산의 모습. 사진 제공 경북도
경북 의성군 금성면 산운마을에서 촬영한 금성산의 모습. 사진 제공 경북도
‘금성산 화구에 도착했을 때 할아버지는 바위틈 작은 구멍을 가리키며 저곳에 이무기가 산다고 알려주셨다. “이무기가 저곳에요?” 드리는 의아했다. 아무리 봐도 이무기가 살기에는 너무 좁은 공간이기 때문이다.’(우리나라 최초의 사화산에 깃든 이무기의 전설-의성 금성산과 산운마을)

‘2009년 4월, 큰 키에 금발머리가 눈에 띄는 리즈벳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을 방문한 지 10년 만이다. 리즈벳은 10년 전 학생일 때부터 한국 방문을 꿈꾸다가 대학 졸업 후 디자인 회사에 다니며 월급을 모았다.’(리즈벳, 엘리자베스 여왕의 뒤를 잇다-안동 퀸즈로드)

경북도와 한국여행작가협회가 최근 펴낸 ‘경상북도 이야기 여행’에 담긴 내용의 일부다. 의성군 금성면에 있는 금성산(531m)과 산운마을은 그동안 경북 주요 관광지에 거의 언급되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이번 주말에는 금성산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금성산은 7000만 년 전에 화산 폭발로 형성된 산이어서 정상에 화산 흔적으로 작은 평지가 있다. 화산 불기둥과 이무기 전설이 얽혀 금성산의 모습이 아주 색다르게 다가온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방문으로 더욱 유명해진 안동 하회마을. 너무 알려진 탓에 식상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영국 여성 리즈벳이 영국에 있는 남자친구 필립과 전화를 주고받으며 안동을 여행하는 코스를 따라 가보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리즈벳은 1999년 4월 오전 11시 하회마을에 도착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정을 그대로 따라갔다. 여왕을 따라 안동 봉정사에 들른 리즈벳은 방명록에 ‘필립! 네가 그립구나, 한국에서 리즈벳이’라고 남겼다.

이 같은 방식으로 소개된 경북의 관광지는 총 34곳. ‘벌거벗은 동자상, 새로운 인연을 만나다-김천 직지사’를 시작으로 ‘역사 속에 희생된 아이들의 울부짖음, 청다리 전설-영주 제월교’ ‘지고지순한 사랑이 담긴 나무-청송 관리 왕버들’ ‘나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소나무-예천 석송령’ ‘산에 오르는 것이 책을 읽는 것과 같다?-봉화 청량산’ ‘별빛이 연결해준 나로와 아라의 사랑-영천 보현산천문대’ ‘사도세자와 충직한 신하에게서 소통과 믿음을 배우다-성주 한개마을’ 등이다. 주소나 교통편 안내와 같은 상투적인 내용 대신 곳곳에 스며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 책으로 엮었다.

경북도 관광 부서 직원과 여행작가들이 지난해부터 이야기를 모은 뒤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현장을 답사하면서 내용을 보완했다. 경북도는 이 책을 전국 600여 개 공공도서관에 배포하고 있으며, 전국 서점에서 판매도 하기로 했다. 책 발간을 맡은 경북도 박순보 관광산업국장은 “선조의 삶을 이해하고 옛것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북을 즐겼으면 하는 심정”이라며 “250쪽에 담긴 풍성한 이야기보따리는 경북의 가치를 높이는 소중한 콘텐츠”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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