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상암DMC에 ‘제2 충무로’ 둥지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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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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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창작공간 개관
‘프로듀서 존’ 공사 마무리
영화 감독들과 한지붕에 월 20만원에 최대1년 거주

지난달 30일 개관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첨단산업센터 8층 ‘영화창작공간’ 입구에 필름 영사기를 형상화한 조형물 등이 세워져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지난달 30일 개관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첨단산업센터 8층 ‘영화창작공간’ 입구에 필름 영사기를 형상화한 조형물 등이 세워져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서울 중구 충무로는 오늘날 한국 영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킨 기초가 됐다. “한국 영화의 메카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많은 이가 “충무로”라고 답하는 이유다. 하지만 몇 년 뒤면 정답이 하나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영화인들의 새 꿈을 담을 제2의 충무로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 제2의 충무로 ‘영화창작공간’

지난달 30일 DMC 첨단산업센터 8층 ‘영화창작공간’ 입구. 이곳이 영화인들의 공간임을 알리는 듯 필름 영사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손님을 맞았다. 게시판에는 ‘영화 창작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정숙해 주세요’라는 안내문이 걸렸다. 입구로 들어서자 여느 대기업 못지않은 깔끔한 업무 공간이 펼쳐졌다. 커피전문점 같은 휴게실도 있었다. 아늑한 분위기를 갖춘 회의실에서는 금방이라도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 같았다.

서울시는 이날 사업비 10억여 원을 들여 만든 영화창작공간 개관식을 열었다. 영화창작공간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디렉터 존’과 이번에 공사가 끝난 ‘프로듀서 존’으로 구성됐다. 서울시가 사업비를 지원하고, 서울영상위원회가 위탁 운영한다. 개관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배우 안성기 씨 등은 “영화인들의 꿈을 잉태하는 제2의 충무로가 되길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듀서 존은 2946m²(약 890평) 규모로 조성됐다. 사무실(창작 공간) 40곳, 비즈니스 지원실 3곳, 공용업무공간, 휴식 라운지 등을 갖췄다. 사무실은 1곳당 30m²(약 9평) 규모로 3, 4명까지도 넉넉하게 일할 수 있는 크기다. 현재 사무실 1곳당 영화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 등이 1명씩 자리를 잡아 총 40명이 입주했다.

시는 사전에 영화 제작 기획안을 평가한 뒤 입주자를 선정했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9개월 동안 매달 20여만 원의 임차료만 내고 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중간 평가 뒤 3개월 연장도 가능해 최대 1년까지 머무를 수 있다. ‘박하사탕’ ‘사랑따윈 필요없어’ 등을 제작한 전재영 프로듀서는 “이전에는 주로 집에서 작품을 기획하고 카페에서 감독, 작가들을 만나 회의를 했다”며 “몸만 들어와도 되게끔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매일매일 얼굴 맞대며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영화 클러스터’ 구축되나

첨단산업센터 2층에 자리 잡은 디렉터 존은 1719m²(약 550평) 규모로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 ‘광복절 특사’의 김상진 감독,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 ‘오로라 공주’의 방은진 감독 등 18명이 현재 2기 입주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1기 감독으로는 최근 개봉한 영화 ‘파주’의 박찬옥 감독 등이 있었다. 장편 상업영화를 1편 이상 연출한 감독과 60분 미만의 중단편 영화 연출 경력이 있는 신인감독이면 입주할 수 있다. 데뷔를 못했어도 장편 상업영화 조연출이나 현장 경험이 많다면 입주가 가능하다.

시는 입주 감독에게 기획·개발비 500만 원을 지원하고, 정기적으로 창작 지원 세미나와 전문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3기 감독을 모집한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신철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프로듀서들의 통찰력 있는 기획과 좋은 감독, 배우, 시나리오가 함께 어우러지는 영화인들의 새 터전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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