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남해안시대]한려수도 비경을 한눈에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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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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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케이블카, 운영 1년 만에 100만 돌파
1200억 경제효과 기대…한산도 해상케이블카 추진 중

‘통영케이블카 1년…걱정은 기우(杞憂)였다.’

2009년 4월 동아일보 지방판 기자칼럼 제목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미륵산 케이블카는 많은 어려움을 거친 끝에 완공됐다. 환경단체와 인근 사찰 등의 반대가 드셌다. 2002년 12월 착공하고 2008년 7월 18일 완공됐으니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한국의 나폴리, 아니 ‘동양의 진주’인 경남 통영시 산양읍에 자리 잡은 미륵산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08년 59만 명이 찾으면서 당초 목표했던 50만 명을 웃돌았다. 실제 영업일수가 7개월에 못 미치는 200일에 불과한 가운데 달성한 기록이어서 더 의미가 컸다. 무엇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올해 들어 10월 11일까지 102만9546명이 이용했다. 연초 목표했던 80만 명 조기 달성은 물론 연간 이용객도 100만 명을 훌쩍 넘어 120만 명을 바라보게 됐다.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통영관광개발공사에 따르면 미륵산 케이블카를 올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3870명으로 지난해 2925명에 비해 32% 늘었다. 여름휴가 기간에는 하루 평균 8655명이 다녀갔다. 올해 8월 1일 토요일에는 하루 동안 1만96명이 이용하는 기록을 세웠다. 요즘도 주말에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장시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이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이 케이블카는 2002년부터 사업비 173억 원을 들여 건설했다. 미륵도 중앙에 있는 미륵산(해발 461m) 정상 부근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는 국내 관광용 케이블카로는 최장 길이인 1975m를 자랑한다. 8인승 곤돌라 47대로 시간당 최대 1800명을 수송할 수 있다. 정상에 오르는 동안 충무공의 혼이 서린 한산도와 연화도 용머리 등 한려수도의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정상에서 남해안 다도해는 물론 일본 쓰시마(對馬) 섬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뛰어나다. 또 통영항과 주변 첨단 조선소 크레인의 분주한 모습, 도남관광지 앞바다의 요트가 붓질하듯 흐르는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미륵산케이블카의 인기가 치솟자 제주도와 부산 해운대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관광케이블카 벤치마킹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 최재준 과장은 “1년 만에 탑승객 100만 명을 기록한 것은 국내 처음”이라며 “올해 탑승객 120만 명을 유치한다면 1200억 원가량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상대 김기호 책임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이 케이블카를 타려고 전국에서 온 관광객이 통영에서 쓰는 돈은 연간 700억∼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통영시 1년 세수(1100억 원)의 70% 안팎이다.

통영관광개발공사 신경철 사장은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가 지역 대표 관광 상품을 넘어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명소가 됐다”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통영시는 미륵산케이블카의 여세를 몰아 이순신 장군의 충절이 서린 섬인 한산도에 해상케이블카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해상케이블카 시발점으로 도남동 도남관광단지, 유람선터미널,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역사(驛舍),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의 종점으로 ‘만남의 광장’이 조성될 용남면 일대를 검토하고 있다.

통영시는 인허가 절차와 환경영향평가, 국립공원관리계획 및 도시계획 변경, 토지 보상 등의 절차가 잘 진행되면 2013년쯤 착공할 계획. 600억 원의 사업비는 민자를 유치하거나 남해안권발전종합계획에 포함시켜 국비 지원을 받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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