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 광장/인천공항공사 자율고 설립 추진에 거는 기대

  • 입력 2009년 8월 21일 06시 34분


몇 해 전 미국의 유명한 침대업체인 ‘슬립컨트리 USA’의 최고 경영자 앞으로 배달된 익명의 편지 한 통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캘리포니아의 한 주민이 보낸 이 편지는 ‘당신 회사의 광고는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리고 당신 회사의 침대를 사느니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신 회사가 지역사회에 펼친 봉사활동 때문에 우리는 계속 침대를 사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의 핵심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토지공사는 경기 용인시 흥덕지구에 120억 원을 들여 도서관을 건립해 시에 기부했다. 이는 사업시행자가 개발이익만 챙기고 떠난다는 부정적 인식을 벗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1세기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중구 운서동에 자율형사립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강력한 윤리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3만 m²에 이르는 용지에 600명(24학급 규모)을 수용하게 된다. 201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학교는 인천공항공사가 건립비용 360억 원을 부담한다. 인천시와 중구 등도 건립비의 일부를 지원해 지역 공동체가 학교설립의 주체가 된다.

특히 인천공항공사가 매년 40억∼50억 원이 필요한 학교운영비를 법인에 출연하기로 해 이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일반계 고교 수준의 수업료만 내고 최고의 교육을 받게 된다. 석사, 박사학위를 보유한 우수한 강사진이 교단에 서는 등 최상의 교육여건을 갖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영종도에 거주하는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해 지역사회 인재 양성의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을 통한 교육의 다양성을 살리고, 사교육을 억제하는 한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자율형사립고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개항 8주년을 맞는 인천공항공사는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실시하는 공항서비스평가에서 4년 연속 1위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공항으로 거듭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공항 건설과정과 운영 시스템, 경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줄지어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세계 최고의 경영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율형사립고를 설립해 운영한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사학으로 발전할 것이다.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공기업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줘 인천시민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기대를 견인한 동력도 얻게 된다.

최종설 인천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 jongsch@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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