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메트로 엿보기]‘관광객용 선불카드’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서울시티패스플러스카드
가맹점 턱없이 적고, 숙박업소는 하나도 없어

‘서울 시티 패스카드’를 아시나요?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가 2006년 11월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선불식 교통카드입니다. 1일권(1만5000원), 2일권(2만5000원), 3일권(3만5000원) 가운데 한 장을 사면 서울 시내버스와 시티투어버스, 지하철 등을 하루 20회까지 마음껏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금액만큼 충전을 할 수 없고, 잔액이 환불되지 않는 등 불편이 따르자 소리 없이 사라졌습니다. 1년여 동안 팔린 카드는 단 2291장이었습니다.

서울시는 2년 전인 2007년 8월 ‘플러스’라는 단어를 추가해 ‘서울 시티 패스 플러스 카드’를 출시했습니다. 시티 패스카드의 실패를 만회하려 나섰던 겁니다. 이 카드는 원하는 금액만큼 충전이 가능하며 잔액도 환불됩니다.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고궁, 미술관 등 문화·관광시설에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과 PC방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서울 시티투어버스 할인 혜택(5%)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내 50여 개 음식점과 사우나 등에서 쓸 수 있는 할인 쿠폰도 함께 제공됩니다.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6월까지 34만여 장이 팔리더니 올 7월까지는 1년 만에 105만 장이나 팔렸습니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결정타’는 여전히 부족해 보입니다. 가맹 음식점이 40여 곳에 불과한 데다 그마저도 중구 북창동에 33곳이 밀집해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명동은 단 두 곳입니다. 강남권 등 다른 지역은 할인 가맹점이 거의 없습니다. 문화 공연 관람시설도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극장 등 12곳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이 카드로 이용이 가능한 숙박업소는 한 곳도 없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카드의 존재를 아예 모르거나 구입했다 하더라도 제한적인 사용처에 불만을 갖기 마련입니다. ‘서울 시티패스 플러스 카드’의 판매량이 늘었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실제 관광에 ‘플러스’가 되어야 할 겁니다. 일단 만들어만 놓고 보완책은 2년 동안 별로 만들지 않은 듯해 아쉽습니다. 이제 가맹업소를 늘리겠다니 서울시 계획이 언제 현실화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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