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결혼했다 진짜 사랑… “체류 연장” 판결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6분


법원, 실제 혼인생활 한 중국여성에 선처

위장결혼 이후 애정이 싹터 실제 결혼생활을 유지해 온 중국 여성에게 국내 체류를 허가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중국 여성 S 씨(40)는 2005년 11월 브로커를 통해 한국 남성 정모 씨와 위장결혼을 한 뒤 혼인동거 체류자격(F-2)을 받아 입국했다. 한국에서 같이 살면서 둘은 애정을 쌓게 됐고 여느 부부처럼 사이좋게 지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이들의 위장결혼이 적발되면서 S 씨는 호적을 거짓으로 기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이들이 실제로 혼인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벌금 3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하는 선처를 베풀었다. 문제는 출입국관리소가 위장결혼을 이유로 S 씨의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거부한 것. 1년마다 체류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S 씨는 가정을 포기할 수 없다며 곧바로 체류기간 연장 불허결정 취소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장상균)는 “위장결혼은 출입국관리법상 체류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만, 이들이 실질적으로 유효한 혼인생활을 유지해 왔고 S 씨가 출국하면 지금까지 이룬 혼인생활이 파탄 위험에 놓이게 되므로 체류기간 연장을 거부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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