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게임 메신저 미니홈피부터 모두 꺼!

  • 입력 2009년 7월 21일 02시 56분


‘공신’ 선배들의 여름방학 실패예방법

여름방학이다. 학기 중에 비해 스스로 관리할 시간이 배로 늘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취약과목을 집중 공략해 성적을 올릴 적기가 될 수 있다. 선배들은 입을 모아 “방학일수록 더욱 긴장하라”고 한다. 혼자 공부할 시간이 늘었다는 것은 유혹에 빠질 시간도 많아졌다는 뜻. 한번 흐트러진 생활패턴은 개학 후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대입을 앞둔 후배들에게 공부비법, 수기, 대학정보를 전하는 공부 매거진 ‘공부의 신(神)’을 최근 펴낸 대학생 연합동아리 ‘공신(www.gongsin.com)’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성공적인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한 조언에 나섰다. 이들이 직접 경험한 방학 실패담과 더불어 실패 예방 및 탈출법을 소개한다.

○ 게임, 메신저, 미니 홈피…. 과감히 회원 탈퇴

컴퓨터와 TV는 경계대상 1순위다. ‘딱 30분만’이라던 애초 계획이 ‘3시간’으로 이어질 때가 허다하다.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대신 잠을 줄이면 공부에는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늦은 밤까지 게임에 몰두하면 이튿날 공부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정성민 씨(여·한양대 의과대학 의예과 06학번)도 수험생활 내내 ‘게임의 유혹’에 시달렸다. 성공적인 방학을 위해 정 씨는 나름의 원칙을 세웠다. 해야 할 공부를 끝내지 않으면 절대 컴퓨터와 TV 전원을 켜지 않기로 결심했다. 컴퓨터 게임을 시작할 때는 30분 혹은 1시간으로 ‘꺼짐 예약’ 설정을 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세 시간을 훌쩍 넘기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정 씨는 “컴퓨터와 TV를 아예 끊을 수 없는 학생이라면 ‘보상효과’를 노리라”면서 “하루 30분, 주말 1시간 등 시간을 정하고 계획을 지킬 때만 다시 전원을 켜라”라고 말했다.

애초에 유혹을 원천봉쇄하는 것도 좋다. 개인 컴퓨터의 시작페이지는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를 듣는 사이트로 설정하고, 즐겨찾기에는 ‘공신’ ‘수만휘’ 등 학습정보와 수험생활 노하우를 얻을 학습 관련 사이트만을 추가한다.

한편 송혜원 씨(이화여대 사회과학부 09학번)는 ‘싸이월드’(인맥기반 온라인 커뮤니티)와 ‘네이트온’(메신저 프로그램)에 회원 가입되어 있다면 방학 첫날 탈퇴하고 프로그램 자체를 컴퓨터에서 삭제하라고 조언했다. 그대신 거실에서 인강을 전체화면으로 틀어놓고 공부하면 ‘다른 짓’을 할 여지를 스스로 줄일 수 있다는 것.

공신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한 ‘장바구니 방법’을 실천해보자. 알뜰한 주부가 시장에 가기 전 과소비를 막기 위해 사야 할 목록을 적는 것처럼, 컴퓨터를 켜기 전 ‘목록’을 미리 적어 꼭 필요한 검색, 쇼핑만 하는 것이다.

김지석 씨(서울대 수학교육과 07학번)는 “일단 목록을 적는 것만으로도 유혹이 해소되고, 또 목록에 적은 사항만 하게 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TV 시리즈물은 가장 피해야 할 적이다. 공신들은 “미니시리즈, 주말드라마처럼 내일 혹은 다음 주로 이어지는 영상물에 한번 빠지면 다음 회만 기다리다가 방학은 다 끝난다”면서 “연속극 대신 한 편으로 끝나는 영화를 보고, 게임도 연속성을 띠고 레벨을 계속 높여가는 종류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계획표는 다이어트하고, 공부수첩은 구체적으로

욕심이 앞서 빡빡한 방학계획을 세우는 학생이 많다. ‘아침형 인간’을 꿈꾸며 오전 5시부터 공부를 결심하거나 20강이 넘는 인강 패키지를 과목별로 두세 개씩 신청해 무리한 ‘인강 시간표’를 짜기도 한다.

서형일 씨(서울대 전기공학부 06학번)는 “이것저것 다 하려고 욕심을 부리면 의욕만 앞서고 한 과목도 제대로 끝내는 것이 없게 된다”면서 “적당히, 꾸준한 흐름을 유지하며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학 계획은 현실적일수록 좋다. 학원 가기, 인강 듣기, 문제집으로 자습하기를 하루에 다하는 무리한 계획일수록 지킬 가능성이 낮다. 서 씨는 “이전 실패를 교훈 삼아 고3 여름방학 땐 취약과목만 학원의 도움을 받고 학교 자습실에서 공부했다”면서 “가장 부족한 두 과목만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학원과 자습을 적절히 배합하니 방학 후에 본 모의고사에서 50점이 올랐다”고 말했다.

‘점수를 몇 점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과목별로 해야 할 것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예를 들면 △국어: 현대시 정리, 비문학 교재 2권 풀기 △수학: 개념정리 노트 만들기, 1∼5단원 연습문제 다시 풀기 △영어: 영문법 인강 복습, 영어듣기 하루 30분 등이다.

공신들은 공통적으로 ‘공부 수첩’을 썼다. 매일 해야 할 공부를 과목별 중요도에 따라 적고, 해당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색깔 펜으로 표시를 하는 방식. 옆 페이지에 지키지 못한 이유와 반성을 짧게 정리하면 다음 계획을 세우는 데 참고할 수 있다.

○ 나를 제어할 수 있는 곳에 나를 노출시키라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착각은 방학을 실패로 이끈다. ‘집-학교-독서실’ 간 이동시간, 친구들과 떠드는 쉬는 시간이 아까워 혼자 집에서 공부하겠다고 결심하지만, 단 1주일만 지나면 시들해진다는 것이 선배들의 경험담이다.

방학일수록 학교, 독서실, 도서관, 학원 등 집밖의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 공부를 위해 장소를 이동했다는 것 자체가 마음가짐을 다르게 한다.

송 씨는 “외부와 접촉이 없으면 친구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 수 없고 비교할 수 없어 자신의 상태를 실감하기 어렵다”면서 “학교 보충수업, 자율학습은 가급적 빠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강으로 혼자 공부하기로 결심했다면 몇 개를 동시에 병행하기보다 하나씩 마무리하는 편이 현명하다. 예를 들어 취약과목인 한국지리와 사회문화 인강을 하나씩 신청했다면 한 과목을 일단 정리하고, 다른 과목으로 넘어간다. 이런 방식은 과목별 집중도를 높이고 전체적인 맥락과 연관성을 이해하며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성공적인 방학’ 위한 7계명

[1] 방학에 선행학습 하지마라.

친구들이 한다고 불안한 마음에 예습하지 말라. 고1 때의 취약과목은 수능 때까지 발목을 잡는다. 방학 때는 약점을 보완한다는 각오로 취약과목을 공략하라.

[2] 유혹거리는 원천봉쇄해라.

컴퓨터와 TV를 지나치게 사랑하면 목표하는 대학과 는 점점 멀어진다.

[3] 가방을 매고 밖으로 나가라.

집에서 혼자 공부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바보 같은 착각이다. 학교, 독서실, 학원에서 공부해라.

[4] 동기부여에 힘써라.

학기 중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선배들의 대학합격 수기나, 닮고 싶은 선배의 책 을 읽는데 여가시간을 활용해라. 목표 대 학 탐방도 추천한다.

[5] 계획 및 반성 노트는 반드시 만들어라.

매일 해야 할 공부를 적은 계획노트와 하루 일과를 반성할 수 있는 일기를 써라. ‘살길은 집중력’, ‘○○ 대 2010학번’ 등 나만의 표어를 만드는 것도 좋다.

[6] 방학 달력은 따로 만들어라.

일요일이 다섯 번 지나면 방학이 끝난다는 사실을 명 심할 것. 매일 날짜를 표시하며 긴장감을 높여라.

[7] 흐트러지지 않도록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TV 안보기 등 계획을 지킬 수 있도록 가족에게 미리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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