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 시설이 핌피 시설로

입력 2009-07-08 03:04수정 2009-09-22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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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피시설 해결 이렇게

하수처리장이나 소각장 등은 실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설치에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으로 시설을 지어 이용하거나 체육, 문화 시설을 갖춰 주민 선호시설로 탈바꿈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원 화천군 화천읍 대이리 위생관리사업소(분뇨처리장) 내 2000m²에는 올 4월에 처음 파종한 유채꽃이 최근 활짝 피어 사진을 찍으러 오는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악취가 연상되는 분뇨처리장을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것은 첨단 공법을 사용해 악취 발생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사업소는 2000년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1만 ppm 수준으로 유입되던 하수를 1.2ppm으로 낮춰 방류하는 신공법(B3)을 사용해 악취를 크게 줄였다. 사업소는 또 공공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단체나 농가에 유채꽃 종자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 광역쓰레기소각장에는 지난달 16일 ‘푸르미 스포츠센터’가 문을 열었다. 1층에는 25m 레인 6개가 놓인 실내수영장과 사우나를 갖춘 목욕탕이 있다. 2층에는 황토방을 갖춘 찜질방과 헬스·에어로빅장, 간이음식점이 있고 야외에는 게이트볼장과 배드민턴장이 마련돼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님비 시설인 소각장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시민이 이용하는 스포츠센터를 만들었다”며 “쓰레기를 태워 발생한 열로 전기를 생산해 스포츠센터에 공급하는 등 소각장을 친환경시설로 운영해 주민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는 자치단체들이 역할을 분담하고 공동으로 이용하는 데 합의해 큰 무리 없이 필요한 시설을 갖추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경기 이천시 호법면 안평3리에 들어선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은 이천시가 토지매입 비용을 대고 이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할 광주시, 하남시, 여주군, 양평군이 쓰레기 처리 규모에 따라 균등하게 분담했다.

오폐수처리장이 필요했던 경기 광명시와 쓰레기소각장이 절실했던 서울 구로구는 2000년 5월 전국 최초로 이른바 ‘환경 빅딜’에 성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구로구는 광명시의 소각장을 이용하고 광명시는 구로구의 하수처리장을 이용하도록 한 것. 이를 통해 추가적인 민원 발생을 막았고 구로구가 400억 원, 광명시는 1000억 원의 추가시설 건설비를 절약하는 효과도 거뒀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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