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2011년 대학 새내기 ‘빼빼로 학번’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1분


3不정책 유지… 대학별 고사 허용
학과모집 늘어 상위권 경쟁 치열

서울대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들이 잇달아 학부제 대신 학과제로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하면서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는 현재 고교 2학년이 대학에 가는 2011학년도부터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과, 농업생명과학, 사범, 생활과학대의 7개 단과대를 학과제로 모집하기로 했다. 경희대, 건국대, 연세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는 당장 올해 입시부터 일부 모집단위를 학과제로 바꾸고 점차 학과제 선발 비율을 늘릴 계획이다. 부산대, 전남대, 충남대 등 지역 거점 국립대도 대부분 학과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학과제 전환에 따라 상위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험생들이 학과보다 대학 ‘간판’을 보고 지원해 비인기 학과를 중심으로 지원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인기 학과는 경쟁률이 다소 낮아지는 반면 합격선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의 경우 인문대는 영어영문학과, 사회과학대는 경제학부, 사범대는 영어교육과의 합격선이 종전의 학부 합격선에 비해 대폭 오를 것”이라며 “다만 자연계열은 이미 학과별 또는 계열별 모집이 많아서 의예과, 생명과학부 등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상위권 대학은 하위권 학과의 눈치작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상위권 학과의 커트라인 상승을 우려한 중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하위권 학과의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학과제 변경에 따라 지원 가능 점수나 경쟁률은 물론 수험생의 지원 패턴까지 바뀔 것으로 보여 입시 전략 수립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부제와 비교할 때 학과별 모집 정원은 매우 적기 때문에 추가 합격을 바라고 무모하게 상향지원을 하는 전략은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5일 ‘2011학년도 대입 전형 기본사항’을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공청회를 통해 공개한 시안과 내용이 같다. 본고사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라는 3불 정책이 유지된다. 그러나 대학의 특수성이나 계열, 모집단위별 특성을 고려한 대학별 고사는 허용된다. 형식은 논술, 구술면접, 실기나 실험 평가, 적성 검사, 인성 검사 등이다.

무제한 복수지원이 허용되는 수시모집에서 이중등록을 막는 규정이 강화돼 등록 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등록 예치금만 낸 경우도 등록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