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송사리… 도롱뇽… ‘자연’이 돌아왔다

  • 입력 2009년 6월 19일 06시 41분


인천 5개하천 생태 복원공사 내달 마무리

16일 오후 6시경 인천 도심을 흐르는 승기천 상류(인천 남동구 구월동 농산물시장 인근). 시민들이 산책로를 따라 힘차게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도 쉴 새 없이 오가며 힘껏 페달을 밟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류 쪽 하천 변에는 콘크리트로 만든 공영주차장이 있었지만 그 자리에 멋진 분수대와 수변무대가 하천을 끼고 만들어졌다. 하천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3139m 길이의 송수관로를 만수처리장과 연결해 재활용 용수(2급수)를 공급받아 하천에 흘려보내고 있는 것. 요즘 잉어와 붕어, 꿩, 뱀 등이 심심치 않게 관찰되고 있다.

승기천은 2002년만 해도 각종 생활하수와 공업용수로 인해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그 뒤 7년 동안의 자연형 생태하천 조성공사가 이뤄지면서 시민이 즐겨 찾는 하천으로 위상을 찾아가고 있다.

주말 가족과 함께 승기천을 찾아 운동을 한다는 인천 토박이 김정자 씨(51)는 “예전에는 하천에서 냄새가 나서 참기 힘들 정도였지만 요즘 승기천의 모습을 보면 많은 물이 흐르던 어릴 적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하천의 대변신

인천 도심을 흐르는 5곳의 하천에 대한 자연형 생태하천 조성 사업이 내달 마무리된다.

임해공업도시 인천의 도심을 흐르는 장수천, 굴포천, 나진포천, 승기천, 공촌천 등 총 24.35km 길이의 이들 하천은 7년 전만 해도 썩은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였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썩은 물이 씻겨 내려가야 잠시 악취가 나지 않는 볼품없는 하천이었다. 그러다 시민, 전문가, 행정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하천 살리기 프로젝트를 2002년부터 시작하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2004년 12월 가장 먼저 사업을 마무리한 장수천은 ‘반딧불이와 함께 하천’이란 테마답게 생태하천으로 복원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에 따르면 장수천의 생태계를 모니터링한 결과 대륙송사리, 버들매치, 붕어 등 4과 16종의 어종이 관찰됐다. 최근에는 장수천 습지(인천청소년 수련관 옆)에서 도롱뇽이 발견되는 등 자연형 생태하천 복원이 큰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승기천과 공촌천은 내달 말 사업이 마무리된다. 나진포천과 굴포천은 지난해 7월, 10월 각각 사업이 끝났다. 하천살리기추진단은 신규 발주를 통해 장수천 2단계 공사를 내년 2월부터 시작해 내년 말 마무리할 계획이다.

○ 시민이 참여하는 하천 복원

인천시는 하천 복원 사업을 계속 확대해 2030년까지 인천시내 31개 하천을 모두 정비할 계획이다. 하천이 모두 정비되면 홍수 조절 기능이 복원돼 수해를 예방할 수 있고 하천 식생을 통한 공기정화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깨끗하게 정화된 하천을 유지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연간 수백억 원의 관리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에 승기천 등 일부 하천의 경우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구분되어 있지 않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큰 실정이다. 시민 허모 씨(48)는 “걷는 사람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 모두 주위를 살피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며 “하천변을 따라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들어야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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