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가수 콘서트 사업 미끼 수백억 횡령

  • 입력 2009년 5월 14일 02시 57분


펀드매니저-기획사대표 구속

조용필, 이승철 등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연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하고 600억 원대의 펀드 자금을 횡령한 펀드매니저와 공연기획사 대표 등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은 13일 펀드자금 횡령과 유명 가수 콘서트 빙자 사기 등으로 투자자에게 400억여 원의 피해를 입힌 모 투자신탁운용회사 팀장 권모 씨(37)와, 함께 공모해 100억여 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횡령 등)로 T공연기획사 대표인 안모 씨(39)를 구속기소했다. 또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법무사 김모 씨(58)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잠적한 G공연기획사 대표 최모 씨(40)를 지명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 씨는 안 씨와 짜고 지난해 5월 조용필의 콘서트 사업을 미끼로 30억 원의 펀드를 유치한 뒤 전액을 빼돌리는 등 최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모두 84억5000만 원을 가로챘다. 권 씨는 또 작년 12월부터 2개월간 관리하던 특수목적법인(SPC) 펀드의 투자금 265억 원 등 총 380억 원을 횡령해 다른 펀드의 손해를 메우고 사채를 갚는 등 사적으로 유용했다. 안 씨도 실질적으로 공연을 실행할 능력이 없어 콘서트 개최를 위한 공연권조차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 자금을 회사 운영자금 등으로 마음대로 써 왔다.

이들은 자금을 유치하는 펀드 사업주와 이를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 간의 관계를 교묘히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