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두번 울리는 인면수심 범죄

  • 입력 2009년 5월 6일 14시 22분


자살 시도자를 유인해 성폭행하거나 독극물을 판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등 이들을 두 번 울리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6일 자살 시도자에게 독극물을 판다고 접근해 돈을 가로챈 변모 씨(44)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변씨는 3월 6일 인터넷 개인블로그에 '독극물을 구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김 모 씨(34·여)로부터 35만원을 입금 받아 가로채는 등 지난해 12월 8일부터 최근까지 독극물, 수면제 판매를 빙자해 피해자 31명으로부터 모두 37차례에 걸쳐 498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다.

또한 지난달 28일에는 자살을 결심한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혐의(촉탁살인미수 등)로 자살카페 운영자 정모 씨(32)를 구속했다.

정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동반자살자들을 모집하는 블로그를 운영해 왔고 자신의 블로그에 접속한 김모 양(19)을 모텔로 유인한 뒤 술을 먹여 성폭행했다. 정씨는 성폭행을 하며 "처녀귀신이 되면 안 된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금품까지 강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는 이어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자살 방법을 김 양에게 알려주며 자살하도록 종용했으나 김 양이 이를 거부해 미수에 그쳤다. 정 씨는 범행 이튿날인 24일에도 같은 수법으로 고교생 김모 양(17)을 유인해 2차례 성폭행하고 자살을 유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청은 "인터넷상 자살 관련 유해정보를 막기 위해 금칙어를 지정해 자살 카페를 차단하고 있지만 '좌살', 'ㅈ ㅏ 살' 등 맞춤법에 어긋나는 단어를 사용해 교묘히 자살 카페나 블로그가 운영되고 있어 인터넷 순찰 업무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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