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자사고 응시제한에 中3은 속탄다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8분


지난해 3월 동아일보와 하늘교육이 공동 주관한 ‘2009 특목고-자사고-국제중 입시전략설명회’.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3월 동아일보와 하늘교육이 공동 주관한 ‘2009 특목고-자사고-국제중 입시전략설명회’.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입시 대혼선, 준비 어떻게…

서울지역 외고 경쟁률 오르고 자사고는 떨어질 듯

외고 내신 감점폭 커져 1학기 중간고사가 승부처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예나(15)는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 한숨을 쉰다. 예나는 “1년만 먼저 태어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공부할 때도 집중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예나는 올해 고교 입시에서 1차로 전주 상산고 시험을 본 뒤 2차로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용인외고)에 지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이 꿈은 깨졌다. 새 시행령에 따라 올해 중학교 3학년생들부터는 자립형사립고나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가운데 한 곳에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립형사립고는 전국에서 학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수원시에 사는 예나도 전북에 있는 상산고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전주 상산고에 지원하면 용인외고 지원은 포기해야 한다.

지난해였다면 입시 일정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두 학교 모두 지원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는 특목고에 지원했다 탈락하면 일반계 고교 진학 외에는 방법이 없다. 예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사촌오빠가 외고에 진학하면서 처음 특목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친구들이 놀자고 할 때도 ‘상산고에 가려면 수학을 잘해야 한다’며 문제집을 풀었다. 내신도 지난해까지 줄곧 5% 이내로 유지했다. 3학년 때는 3%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예나 어머니(43)는 “요즘 교육정책을 보면 소금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부모가 나오는 전래동화가 생각난다. 아이가 공부를 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이라며 “상산고를 쓰자니 떨어질까 불안하고, 외고 시험만 보자니 수학 공부 한 게 아깝다”고 말했다.

○ “사교육 잡겠다” vs 학생들 “도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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