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고수 엄마 4명의 숙제지도 노하우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숙제를 대신 해준다? 재미있게 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톡톡 튀는 내용… 덤으로 상장까지… 고수 엄마 4명의 숙제지도 노하우

“엄마, 숙제 해주세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 중엔 ‘숙제하는 엄마’가 적지 않다. 동식물의 성장과정을 기록하는 관찰일지나 체험활동 보고서처럼 부모의 도움이 꼭 필요한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교내에서 수여하는 상이나 수행평가 점수와 관련된 숙제는 엄마는 물론 온 가족이 발 벗고 나서기도 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강숙(39), 박순녀(44), 박현주(41), 이은희 씨(43)는 자녀의 숙제를 대신해 주지 않는다. 자녀가 즐겁게 숙제를 할 수 있도록 숙제를 ‘놀이’로 탈바꿈 시킬 뿐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면 자녀가 숙제를 놀이처럼 즐기게 된다고 이들 엄마는 입을 모은다.

교과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수상경력도 쌓을 수 있는 ‘특별한 숙제하기’. 네 엄마의 숙제 지도 노하우를 통해 알아본다.

○ 독후감 지도

독후감 쓰기는 초등학교 전 학년을 통틀어 빠지지 않는 숙제다. 자녀가 초등학교 저학년이거나 글쓰기를 유독 어려워한다면 그림 위주의 독후감을 쓰게 하는 것이 좋다.

4컷, 8컷의 만화형식으로 독후감을 쓰는 것도 방법. 이야기의 중심 내용을 4∼8개의 그림으로 그린 뒤 그림마다 줄거리를 써 넣는다. 마지막 컷엔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느낀 점을 쓰도록 하는 것이 핵심.

독후감은 꼭 원고지에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면 독후감 쓰기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사과 모양 포스트잇에 책 제목, 작가, 주인공 이름, 중심 사건, 느낀 점을 한두 줄씩 간략히 적게 한다. 큰 도화지 위에 사과나무를 그리고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을 열매처럼 붙이면 ‘사과나무 독후감’이 완성된다.

하트 혹은 딸기 모양의 포스트잇을 이용하거나 색종이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그 위에 독후감을 쓰면 나만의 ‘독후감 작품’이 탄생한다. 작품을 액자에 넣어 거실에 걸어두면 자녀의 성취감을 고취시킬 수 있다.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책 내용을 바탕으로 동시쓰기처럼 글의 형식을 변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순녀 씨의 초등학교 4학년 딸은 지난해 책 주인공의 시각에서 쓴 일기를 독후감으로 제출해 방학숙제 독후감 부분 우수상을 받았다. 박 씨는 “당시 상상력과 창의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형식을 벗어난 아이다운 발상에 더 좋은 점수를 준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숙제로 상장까지 노려보자

독후감 제목으로 책 제목을 그대로 쓴다? 평범한 제목으로는 숙제를 평가하는 담임교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주인공의 이름이 들어가거나 책 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독후감 제목으로 쓰도록 지도하자. 선생님들은 독후감의 제목만 봐도 학생이 글을 제대로 읽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나만의 제목’을 달아 독후감을 제출하면 창의성 성실성 면에서 추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 체험활동 보고서 지도

체험활동 보고서를 쓸 땐 사전정보 조사가 필수. 자녀와 함께 백과사전, 인터넷 등으로 체험할 내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찾는다. 중요한 내용은 간단히 메모하도록 지도한다. 언제, 어디로,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 등 전체적인 체험활동 계획은 자녀가 직접 세우게 한다.

체험활동 보고서엔 날짜, 장소, 체험활동과 관련된 과목(단원)을 꼭 적도록 한다. 체험활동을 하며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을 쓸 땐 떠나기 전과 비교해서 쓰도록 한다.

체험활동을 할 때마다 예전과는 다른 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면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박물관, 유적지처럼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체험했다면 외국인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편지형식으로 보고서를 써 보자. 기자가 현장을 보도하는 기사 형식으로 작성하는 것도 방법.

체험활동 중에 찍은 사진이나 입장권, 팸플릿을 함께 붙이면 시각적 효과를 더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체험활동 보고서를 파일에 잘 모아두면 학습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강숙 씨의 초등학교 4학년 딸은 지난해 ‘우리 집 명품 음식 만들기’란 체험활동에서 호떡을 만드는 과정을 요리책처럼 만들어 제출해 우수상을 받았다. 강 씨는 “학생이 직접 숙제를 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수상했다”면서 “거창한 무언가를 찾기보단 자녀가 직접 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숙제로 상장까지 노려보자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짚풀생활사박물관, 한옥마을, 민속박물관처럼 직접 만들어보거나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을 찾아가자. 도자기 만들기, 탁본 뜨기처럼 체험활동의 결과물을 보고서와 함께 제출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교과서 내용과 연계된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학습내용과 자신의 감상을 접목시켜 쓰는 것이 핵심. 독립기념관, 화폐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도움이 된다.

○ 그림 그리기·만들기 지도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를 할 때도 꼼꼼한 계획이 바탕 돼야 한다. ‘환경보호’를 주제로 포스터를 그리는 숙제라면 ‘환경보호→생태계보호→동·식물보호→숲 가꾸기→나무심기’ 식으로 자기의 생각을 발전시켜 구체적인 하나의 주제를 잡도록 지도한다. 글쓰기 전 개요를 작성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무엇으로 어떻게 그릴지 엄마와 자녀가 함께 ‘브레인스토밍(생각나는 단어나 이미지를 모두 적어보는 것)’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크레파스와 물감을 동시에 사용해 색칠하거나 나뭇잎, 헝겊조각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그림에 붙이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다.

만들기를 할 때도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 것인지 간단히 그림을 그리게 하면 재료 낭비를 막을 수 있다.

▶ 숙제로 상장까지 노려보자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는 엄마들이 자녀 대신 해주는 대표적인 숙제다. 하지만 아이의 솜씨가 서투르더라도 직접 구상하고 만들어 제출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만들기 부분에선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관건. 병뚜껑, 쇼핑백과 같은 재활용품을 재료로 실생활에 필요한 필통이나 주머니를 만들거나 미래형 로봇을 만들어 보도록 지도하자. 주제가 있는 작품은 쉽게 눈에 띈다.

도움말: 한우리독서논술 이언정 선임연구원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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