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글쓰기 자신 있어” 따라하면 되는 3단계 훈련법

  • 입력 2009년 3월 10일 03시 01분


《“스탠퍼드대에 지원할 때 제가 쓴 시집 한 권과 단편소설 2편을 학교에 보냈어요. 합격 통지서를 받고 ‘내 글이 인정받았구나’ 생각했죠.”(타블로)

힙합 가수 타블로는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 생각을 글로 썼다고 한다. 그에게 즐거운 놀이였던 글쓰기는 명문대 합격의 일등공신이었다. 글을 쓸 때마다 뭘 써야 할지,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체념은 이르다. 글쓰기 전문가들은 글쓰기를 습관처럼 가까이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고 말한다. 다음 3단계 훈련법을 단계별로 익혀보자.》

오감 - 느낌 위주로 일기-음악감상문 등 써보고

메모 - 책 읽을때 떠오르는 생각 그때그때 적고

개요 - 핵심어-핵심문장-근거 뼈대세우기 연습

▥ 1단계 ― 오감(五感) 표현하기

처음엔 느낌을 표현하는 글부터 시작한다. 일기나 음악 감상문, 독후감, 체험학습 보고서처럼 경험과 느낌이 주가 되는 글이 적당하다.

우선 쓸 거리를 만드는 게 순서. 박물관에 다녀오거나 책을 읽으며 글의 소재를 찾는다. 가장 재미있었던 일 또는 인상적인 부분만 콕 집어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글쓰기가 어렵다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그림 또는 단어로 표현하는 마인드맵을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 부모를 위한 TIP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에겐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자녀가 하루 일과를 쭉 나열하는 식의 글을 쓴다면 곁에서 ‘박물관에서 가장 신기했던 유물은 뭐니?’ ‘놀이기구를 탈 때 엄마는 아찔했는데 넌 어땠니?’와 같은 질문을 던져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구체적으로 쓰도록 유도한다.

이때 ‘유물’ ‘아찔하다’처럼 자녀가 모르는 어휘를 질문에 포함시키면 어휘력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세 줄 독후감 쓰기’ ‘한 문단 보고서 쓰기’ 식으로 분량을 제한하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2단계 ― 아이디어 관리하기

책을 읽을 땐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아이디어 메모’는 자신의 생각이나 궁금한 점처럼 ‘생각할 거리’를 간단히 적는 것. 책에서 꼭 기억해야 할 핵심 내용도 요약해 놓는다.

이런 메모들은 독후감이나 서평쓰기 같은 활동의 좋은 소재가 된다. 아이디어나 정보를 포스트잇에 정리해 해당 페이지에 붙여 놓으면 필요할 때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리하는 데 익숙지 않은 학생이라면 책 자체를 메모지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 세계화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면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나 모르는 단어에 밑줄을 긋고, 궁금하거나 더 알아보고 싶은 정보를 해당 페이지의 가장자리에 적어 둔다. 자신의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은 훌륭한 독후활동이 된다.

√ 부모를 위한 TIP

자녀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네가 이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네가 주인공이라면?’과 같은 질문을 던지자. 자녀가 책 내용을 토대로 자신만의 생각을 발전시키도록 ‘결론 다시 써보기’ ‘주인공에게 충고하는 편지쓰기’ 같은 독후활동을 하도록 지도해도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고교생이라면 한 주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담은 글을 읽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써보도록 지도한다. 글을 읽으며 ‘나는 글쓴이의 주장에 동의하는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타당한가?’ ‘예외는 없는가?’를 찾아보는 활동을 꾸준히 하면 논술 대비에도 도움이 된다.

신문 사설이나 시사 잡지,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자료. 가족이 함께 한 주제를 두고 쓴 다양한 관점의 글을 읽고 토론을 하면 자녀의 아이디어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디어 관리는 새로운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쉽게 풀어 정리하는 일이기 때문에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수업시간에 필기를 할 때도 ‘교과서 내용-선생님 설명-나의 생각 및 궁금한 점’을 분리해 적도록 지도한다.

중고등학생은 노트에 ‘관련 교과목 또는 단원 내용’을 추가해 과거에 배웠던 내용과 새로 익힌 내용을 함께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지식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으면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많아져 글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 3단계 ― 생각의 흐름 잡기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선 개요를 작성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책을 읽고 글의 주제, 핵심어를 찾아 우선순위대로 쓰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중심 사건을 그림카드로 만들어 순서대로 나열하는 놀이도 글의 뼈대를 잡는 훈련이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고교생은 개요를 작성하기 전 글을 쓰는 목적과 이 글의 독자, 글의 주제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 다음 ‘핵심어→핵심 문장→구체적인 근거’ 순으로 글의 체계를 세운다. 논리적으로 불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글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등 개요를 검토하는 작업도 잊어선 안 된다.

개요 작성이 어렵다면 백지에 쓰고 싶은 말들을 모두 적은 뒤 우선순위에 따라 꼭 필요한 내용만 간추리는 연습을 한다.

√ 부모를 위한 TIP

글쓰기도 결국 자신감이다. 글쓰기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그동안 자녀가 쓴 글을 묶어 책으로 만들어 주자. 그림, 사진이 포함된 시나 체험보고서 등은 액자에 넣어 거실에 걸어두고, 주변 사람들 앞에서 자녀를 칭찬해 주도록 한다. 자녀가 어떤 글을 쓰든 ‘잘했다’ ‘못했다’로 평가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다는 식으로 반응(feedback)을 보여주는 게 좋다.

(도움말= 한우리독서논술, 에듀플렉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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