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개발이냐 환경이냐… 山, 고민을 품다

  • 입력 2008년 10월 9일 06시 27분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과 영호남에 걸쳐 있는 지리산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무등산

“자연친화 관광지 조성” vs “중복투자”

광주시의회-환경단체 토론회서 격론

7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무등산 자연경관 보호 및 관광자원 활용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한 이철원(민주·북구5) 의원은 “이 조례안의 취지는 우선 무등산을 보호하자는 것이고, 다음이 관광산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라며 “무등산을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전문적으로 보호 육성해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조례안은 케이블카 또는 모노레일, 숙박시설, 골프장 등을 설치해 관광수입을 올리자는 것인데 이는 ‘어등산 빛과 예술의 테마파크’와 중복투자로 부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조례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김홍주 광주시관광협회장은 “국내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몸이 불편한 사람도 무등산을 찾을 수 있도록 개발을 해야 한다”며 “케이블카 등 논란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지역경제 인프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방철호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회장은 “싱가포르처럼 케이블카를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치해 국제적 관광 명소로 가꾼 사례가 있다”며 “무등산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자연과 조화를 이룬 개발을 통해 관광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조례안은 지난달 3일 시의회에 상정됐으나 시민단체 등의 반발과 사안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시민 공청회를 거친 뒤 다음 회기에 상정키로 하고 보류됐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지리산

남원시, 정령치쪽 4km 케이블카 추진

환경단체 “우후죽순 개발 생태계 해쳐”

전북 남원의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남원시와 일부 정치인들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케이블카 설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데 맞서 환경단체들이 강력한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시는 주천면 고기리에서 정령치에 이르는 4km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11, 12월경 연구용역을 주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남원시는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관광객들이 더 편리하게 지리산을 찾을 수 있다”면서 “운봉에 조성할 고원레포츠단지 및 연수관광지와 연계하면 관광객이 크게 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원 출신 이상현 도의원도 7일 도의회 임시회에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통해 전북권 관광벨트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며 “사계절 스카이 관광 패턴을 도입해 지역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리산을 전북 관광의 주요 거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지리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생태계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은 “케이블카는 설치 과정에서부터 대규모로 환경을 파괴하고 생태계를 황폐화시킬 것”이라며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지리산생명연대도 “지리산은 5개 시군이 접하고 있기 때문에 한 지역이라도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다른 지역도 우후죽순으로 케이블카 설치에 나설 수밖에 없어 환경 파괴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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