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화 “빚때문에 간첩질이라도 해야할판”

  • 입력 2008년 9월 18일 17시 56분


10일 경기 수원지법에서 열린 여 간첩 원정화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원정화씨가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려 재판을 받기위해 건물로 들어가고있다.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10일 경기 수원지법에서 열린 여 간첩 원정화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원정화씨가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려 재판을 받기위해 건물로 들어가고있다.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빚 때문에 간첩질이라도 해야 할 판이에요."

여간첩 원정화(34)가 구속되기 한참 전인 지난해 2월 한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그는 "북조선 점쟁이가 '남쪽 가서 돈도 벌고 이름을 날릴 것'이라고 말했다고"고 들려주기도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점쟁이의 말이 절반은 들어맞은 셈이다.

18일 발간된 시사월간지 신동아 10월호는 원정화의 2007년 미공개 인터뷰를 게재했다.

당시 탈북 역술인 실태를 취재하던 기자의 인터뷰 제의에 응한 원정화는 북한에서 절도 혐의로 교도소(교화소)에 두 차례 수감되었던 사실을 숨긴 채 자신이 "북한에서 교도관"이었다고 거짓 소개했다.

또 "서방 복이 지지리도 없어 팔자가 사나워졌다"고 푸념하면서 "중국에서 결혼을 약속하고 아이까지 갖게 한 한국 사업가가 연락이 끊겨 그를 찾아 남한에 왔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유부남이었고 그 사실을 안 뒤 탈북자로 자수했다"고 말했다.

원정화는 인터뷰에서 거침없이 한국 남자에 대한 생각, 원하는 재혼 상대의 직업 등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 "북한 웰빙식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팔다 사기를 당해 큰 빚을 졌다"면서 인터뷰를 하던 기자에게 "남한 경찰의 북한 정보가 너무 약하던데 경찰서에서 강연할 수 있도록 선을 좀 대달라. 빚 때문에 간첩질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당시 원정화는 수사기관 발표와 달리 빼어난 미모는 아니었지만 짙은 화장에 몸에 딱 달라붙는 원색의 옷차림이었다.

한편 원정화의 간첩 경력 주장에 대해 탈북 지식인들은 "간첩 행위를 했는지는 몰라도 진짜 간첩은 아니"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원정화가 주장한 북한에서의 경력, 훈련의 종류 등이 앞뒤가 맞지 않고 오류투성이라는 것.

한 탈북 지식인은 "원정화가 북한 보위부 직원에게 정보를 전달하면 돈이라도 벌까 해서 '자발성 간첩'이 되지 않았을까"하고 의문을 제기했다.

인터뷰에는 기타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였던 말 많은 여자"라는 하나원 동기들의 증언, 원정화의 일본 행적에 대한 일본 법무성 공안조사부의 조사 결과 등이 실렸다.

인터뷰 전문은 신동아 10월호에서 볼 수 있다.

인터넷 뉴스팀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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