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임직원 ‘내맘대로 해외출장’

  • 입력 2008년 8월 12일 03시 01분


“중남미 간다” 보고후 파리관광… 경비도 부풀려

한국감정원 직원들이 해외출장을 가면서 무단으로 여행지를 변경해 개인 관광을 즐기고 여행 경비도 허위로 올려 지급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또 총임금에 포함해야 할 복리후생비 약 149억 원을 다른 항목에 숨겨 실질임금 상승률이 낮아 보이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감정원과 한국공항공사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국감정원의 1급 이상 임직원의 국외 출장을 점검한 결과 총 25명(5건)이 출장계획서와는 다른 국가나 도시의 관광 계획을 세우고 이에 필요한 항공운임까지 청구해 지급받았다.

또 이들은 계획서상의 방문 예정 기관과는 협의도 하지 않은 채 출국해 개인 관광을 하고서도 출장보고서는 마치 해당 기관을 방문한 것처럼 허위로 꾸몄다.

임원 A 씨 외 1명은 2005년 10월 브라질 국제평가기준위원회에 참석한다는 명분으로 13일간 해외출장을 떠났다. 그러나 이들은 브라질 도착 후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관광을 즐겼고 프랑스까지 가서 관광한 뒤 출장계획서와 달리 브라질이 아닌 프랑스에서 입국했다. 두 사람은 출장계획서에 없는 관광용 항공 운임까지 청구해 총 16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임직원 중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면서 라스베이거스 항공요금까지 청구했고 관광을 위해 체코에 갔으면서도 체코감정평가협회를 방문했다고 보고서에 허위 기재한 사례도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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