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사용될 전국 초등학교 1,2학년 바른생활 교과서 편찬책임자인 차우규 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는 2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생활에 필수적 요소가 된 인터넷을 아이들이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과서 개편의 배경"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차 교수는 개정 바른생활 교과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구성하고 집필진 및 심의진과 함께 집필과 심의를 주도해 왔다.
그는 광우병과 관련한 각종 괴담(怪談)들이 인터넷을 떠돌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초등학생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등 최근 인터넷의 역기능이 부각되는 만큼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인터넷에는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도 얼마든지 올라올 수 있음을 가르쳐 아이들이 스스로 온라인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차 교수는 "예전에는 초등학생들이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등 온라인 토론장에 뛰어들어 악플(나쁜 내용의 댓글)을 다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이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댓글 달기나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 등 새로운 온라인 토론 문화도 함께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자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인터넷 토론이 감정적, 편파적, 선동적이지 않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특히 인터넷에서도 예의를 지켜 합리적, 이성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들도 올바른 인터넷 교육관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사들의 (인터넷에 대한) 시각이 항상 바르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교사들이 자신의 주관과 관계없이 검증된 정보 이해 능력을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교사용 지도서에도 반드시 이와 같은 내용이 강조돼야 합니다."
차 교수는 현재 다른 연구진이 집필중인 초등학교 4, 5학년 도덕 교과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아이들은 불법 다운로드가 불법이라는 인식을 갖지 못한 채 저질렀다가 소송을 당하거나 심지어 자살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아이들 사이에 만연한 인터넷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교육을 통해 바로 잡도록 해야 합니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김용석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