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 뒤집어읽기]지속 가능한 개발은 가능한가

  • 입력 2008년 7월 21일 02시 51분


새만금사업… 한반도 대운하… 개발론자 vs 환경론자 맞서

한정된 자원 극복할 길은 어디에…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갑론을박이 주춤하고 있다. 추진해야 한다는 정부와 절대 안 된다는 환경단체의 의견이 맞서더니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 새만금 간척 사업 때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됐다.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이 진행될 때마다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개발과 환경 보전’, 그리고 바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다. 말 그대로 생태계의 지속성이 유지되는 개발이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한번 변형된 자연은 원상태로 복원되는 데 너무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든다고 반대한다. 과연 지속 가능한 개발은 불가능한 것일까?

▒생각의 시작

교과서를 보면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지역개발의 문제점으로 국토의 불균형 성장과 환경 파괴를 들고 있다. 그리고 그 해결 방안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면서 나온 개념이 바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세대도 잘살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 자원과 환경을 잘 이용하고 보전해야 한다. 여기에는 단순히 경제적인 소득의 증대뿐만 아니라 건강 교육 환경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강한 삶의 추구라고 하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현 세대의 개발이 단기적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 후손들의 삶의 욕구 역시 실현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으로 수행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발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개발은 이 둘을 고려한 것으로, 환경 보전의 비용을 감안한 성장 개념이다.[고등학교 사회, 지학사]』

▒다른 생각

지속 가능한 개발은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만족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 보호론자들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작은 사업이라도 자연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고, 드러나는 문제점이 없다고 해서 자연이 유지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개발과 성장을 우선시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대안’일 수 없다는 생각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은 세대 간, 지역 간 형평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환경파괴에 따른 피해가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 사람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도 마찬가지다. 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식물에서 에탄올을 채취하는 바이오 연료가 최근 각광을 받으면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 바이오 연료 생산에 들어가는 엄청난 양의 옥수수는 다른 나라의 중요한 식량자원이다. 선진국의 자동차 한 대를 움직이기 위해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식을 없애는 것이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시각

혹자는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비용과 편익을 따져서 편익이 크다면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계속 여부는 기본적으로 ‘비용’과 ‘편익’을 저울질해 보는 ‘비용-편익’ 분석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환경이 희생되는 문제를 포함해 사업에 들어가는 국가·사회적인 비용과 이 사업을 통해 얻는 국가·사회적인 편익을 과학적·합리적으로 비교하는 것이다.

[理知논술 ‘논술법정’ <15>새만금 간척사업 계속되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국토는 우리 삶의 공간이자 미래 세대의 터전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율성의 잣대로만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지속 가능한 개발이 너무 이론적이고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현재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후손이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현재의 개발을 최소화하고, 당장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개발도 환경이 오염되거나 파괴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조금 더 절약하는 검소한 생활만이 한정된 자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우리 조상들처럼 자연을 경외시하고 함부로 훼손하지 않았던 실천이 우리가 오늘날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최유진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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