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중단” 대책회의 게시판에도 비판 쏟아져

  • 입력 2008년 6월 28일 03시 01분


서울광장 천막 강제 철거… 옆에 다시 세워서울시는 27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등 18개 단체가 설치한 천막과 텐트를 강제 철거했다. 서울시와 중구청 직원들이 텐트를 옮기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는 오후 5시 이후 서울광장 옆에 천막 5개 동을 다시 설치했다.원대연 기자
서울광장 천막 강제 철거… 옆에 다시 세워
서울시는 27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등 18개 단체가 설치한 천막과 텐트를 강제 철거했다. 서울시와 중구청 직원들이 텐트를 옮기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는 오후 5시 이후 서울광장 옆에 천막 5개 동을 다시 설치했다.원대연 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을 이끌었던 온라인상 ‘넷(net)심’이 최근 시위를 자제하자는 쪽으로 쏠리는 양상이다.

인터넷 방송과 게시판은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주요 소통 창구였다. 집회를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국민들 사이에서 높아질 때도 일부 인터넷 카페 게시판, 토론방 등은 집회 지지자들의 여전한 성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집회가 과격한 시위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온라인에서도 시위 반대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확연히 드러난 곳은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의 인터넷 사이트.

대책회의 게시판에는 27일 하루만도 100건이 넘는 촛불시위 반대 글이 올라왔다.

기존에도 “불법적인 집회를 그만 하자”는 주장은 있었지만 이제는 폭력 시위를 성토하는 글에서부터 현재 시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까지 다양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완전실망’이라는 ID를 쓰는 누리꾼은 “신문을 보니 일반인 차량이 시위대 옆을 지나갔다는 이유로 (시위대가) 폭행했다는데 사실이냐”며 “사실이라면 ‘국민대책회의’가 아니라 ‘국민폭력회의’”라고 주장했다.

ID ‘stop it’은 “본래 취지를 벗어나 성격이 변질된 단체는 이미 효력을 잃었다”며 “경찰들을 폭행하는 건 쿠데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ID ‘자제좀’은 “전 국민의 1%도 안 되는 인원 가지고 국민 사칭 하지 말라”면서 “폭력 휘두르는 민주주의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ID ‘김재필’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의 근원적 문제점’이라는 글을 통해 촛불집회의 한계를 설명하고 “대통령이 잘못한 건 사실이지만 노력하고 있으니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무른 대응을 질타하는 글도 있었다.

ID ‘kot9765’는 “이제는 시간이 없다. 비폭력이 아니라 총을 갖고 나가자”는 한 누리꾼의 주장에 “총으로 내란을 선동하는 이 사람을 끝까지 추적해 처단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무정부 상태로 있을 것인가”라며 허수아비 공권력에 일침을 가했다.

집회를 이끄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토론방’에도 시위 반대를 주장하는 글이 늘어났다,

이 사이트에서는 그동안 시위를 이어 나가자는 글에 지지 댓글 일색이었다. 간혹 있는 반대 목소리는 ‘알바’로 매도돼 설 자리가 없었던 것.

그러나 쇠고기에서 다른 이슈로 의제가 확대되고 폭력시위로 논란이 일자 최근 시위를 자제하자는 글이 많아졌다.

ID ‘Super Rich’는 “촛불시위를 다른 이슈로 확대해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에 “몇 안 되는 인원으로 촛불을 억지로 살리려고 난리치는 모습이 아주 흉하다”며 “진짜로 살아날 촛불이라면 그렇게 흉하게 애쓰지 않아도 살아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ID ‘산소’는 “참으로 위험하다. 당신의 마지막은 무엇인가요”라고 하더니 “결국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어 국제사회에서 북한처럼 버림받아야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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