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때문에 시위대 줄어” 과격 부채질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조선일보 관계사 난장판26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조선일보 관계사인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로 몰려가 회전문 사이로 오물과 나무피켓 등을 던져 넣었다. 출동한 경찰이 오물로 난장판이 된 호텔 로비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일보 관계사 난장판
26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조선일보 관계사인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로 몰려가 회전문 사이로 오물과 나무피켓 등을 던져 넣었다. 출동한 경찰이 오물로 난장판이 된 호텔 로비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 폭력으로 변질되는 촛불

정부가 고시 강행 방침을 밝힌 25일부터 웹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는 “이제는 촛불시위의 비폭력 고수 방침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세를 얻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아고라에 올라온 ‘비폭력 구호 외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2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누리꾼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폭력은 절대 안 된다”며 만류했으나 “(폭력시위를 하면) 효과는 있을 것” “이제는 무력항쟁이 맞다. 일어서야 한다”는 찬성 의견에 밀렸다.

이 같은 흐름은 26일 고시가 발효되자 더욱 강경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배태호·이성환 동아일보 PD

한 누리꾼은 ‘비폭력, 비폭력, 간디 팬클럽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촛불 수가 줄어든 이유는 끝까지 비폭력만 외치며 맞고 다니는 당신들 꼴 보기가 싫어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일삼는 공안 폭력에 맞서 헌법에 명시된 자기보호권에 근거한 정당방위는 불법이 아니다”라는 글에는 “비폭력은 이제 끝이다” “50일 동안 비폭력으로 얻은 게 무엇이냐” 등 찬성 댓글과 함께 20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반대해 “비폭력 집회를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ID ‘어울림’을 쓰는 누리꾼은 “여태껏 우리가 범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비폭력이었기 때문”이라며 “다들 흥분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자”고 말했다.

폭력, 비폭력 논쟁이 불거지면서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댓글에 대해서 ‘알바’로 몰아가는 논쟁이 계속되기도 했다.

“이젠 비폭력을 외치는 인간들은 알바 취급하겠다”는 글에 “촛불시위의 순수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폭력을 주장하는) 이들과 맞서야 한다”는 댓글이 곧바로 달리는 등 누리꾼 사이에서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경찰청은 26일 국민대책회의에 평화시위 개최를 당부하는 어청수 경찰청장 명의의 협조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서한을 전달받은 시민이 이를 찢어버려 국민대책회의 집행부가 서한을 받아보지 못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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