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6월 5일 07시 4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반(半)쪽발이’라는 욕을 들으면서도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어요.”
제주시 노형동에 일본 토종 소인 와규(和牛) 전문음식점 ‘광원’을 개원한 김정준(37·사진) 씨.
재일동포 2세인 김 씨는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업을 하기 위해 지난해 일본 영주권을 포기했다.
나이 들어 고향으로 영구 귀국하는 재일동포가 있지만 30대의 청년 사업가가 영주권을 포기한 경우는 드문 일.
김 씨는 “한국인들은 일본사람을 무조건 싫어한다. 한국어가 모자라 택시운전사나 유흥업소에서 자주 말다툼을 벌였다. 일본인처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당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난 한국사람이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태어났다. 민단계열인 겐코쿠(建國)고교를 다닐 때부터 파티를 기획하고 인력을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졸업해서는 자동차 부품과 인테리어소품 등을 파는 회사를 차려 돈을 모았다.
김 씨 음식점은 3090m²의 땅값을 제외하고 45억 원이 투자됐다.
4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호주에서 수입한 와규를 전문적으로 판매한다.
김 씨는 9월 일본인 예비신부인 소마 히사요(相馬久世·28) 씨와 제주에 살림을 차린다.
김 씨는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음식점은 시작에 불과하다. 음식점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다른 사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