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시 “대전천 밑 지하도로 건설 추진”

  • 입력 2008년 5월 21일 07시 22분


대 전 시 “대전천 밑 지하도로 건설 추진”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즉각 백지화하라”

대전시가 생태하천으로 조성되는 대전천 밑으로 지하도로 건설을 추진하자 환경단체가 ‘즉각 백지화’를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대전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하천 밑으로 자동차가 달린다’=대전시는 대전천 생태하천 사업을 추진하면 하상도로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그동안 하상도로를 이용하던 차량이 많아 교통난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는 서구 삼천교에서 중구 문창교 사이 5.2km 구간의 양안(兩岸) 하상도로를 철거하되 그 대신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시는 애초 고가도로, 제방도로, 지하도로 등 3가지 건설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돈이 가장 적게 드는 지하도로로 가닥을 잡았다.

▽건설은 민자, 운영은 유료로=시는 지하도로 건설에 조립식 박스(프리캐스트) 공법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비는 1500억∼2500억 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시로서는 자체 재정 투입이 어려운 만큼 민자로 추진하거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두 가지 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환경단체 철회 요구=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대전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안정선 김선태 문상원)은 19일 성명을 내고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날 “생태하천 사업의 기본적인 취지도 모르는 계획”이라며 “하상도로 철거의 목적은 하천의 시설물을 없애 단절된 생태계를 복원하자는 것인데 지하도로는 모든 문제를 그대로 재연할 또 다른 인공 시설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하도로는 공사 과정에서 둔치 전체를 절토, 성토해 하천 생태계를 몰살시킬 것이 뻔하다”며 “도대체 대전시가 하천 생태계를 복원할 의지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5.2km의 지하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대책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실적 대안은?=이 단체는 “차라리 하상도로를 그대로 두는 편이 훨씬 좋다”며 “장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전시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결정된 방안은 아니다”며 “목척교 복원을 위해 9월에 중앙데파트가 철거되고 내년에 홍명상가가 철거되기 때문에 8∼9월이나 돼야 대전천 대체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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