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불법 시위로 얼룩졌던 메이데이 축제로 변했다

  • 입력 2008년 5월 1일 19시 27분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서 기수단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서 기수단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
폭력과 불법 시위로 얼룩졌던 노동절이 축제로 변했다.

118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1일 전국에서 열린 노동계의 대규모 집회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대학로에서 노동자 7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대회를 열었다. 오후 4시부터는 참가자들이 종로를 거쳐 청계광장까지 3.2㎞를 행진했다.

대규모 행사였지만 작은 충돌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시민의 눈길을 끌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율동패의 노래와 춤사위를 통해 정부의 친 재벌 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상(FTA)을 해학적으로 비판했다.

집회를 지켜 본 시민 이미영(31·여) 씨는 "많은 인원이 참여했는데도 질서정연하게 진행돼 보는 사람까지 흐뭇했다. 이념에 상관없이 동참할 수 있는 집회였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행진에도 이어졌다.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 쓴 '사수대' 대신 사물놀이패 40여 명이 흥겨운 행진을 유도했다.

참가자들은 줄을 맞춰 구호를 외치며 평화롭게 행진했다. 조형물이 뒤따라 퍼레이드를 연상케 했다.

버스에서 구경하던 하군자(48) 씨는 "지난해에도 노동절 행사를 봤는데 딱딱하고 투쟁적이라고 생각했다. 올해는 볼거리가 많아 저절로 눈이 간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김진혁 조직국장은 "문화공연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시민과 노동절을 함께 하고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집회 현장마다 빠지지 않던 진압복 차림의 기동대와 '닭장차'를 볼 수 없었다.

경찰은 기동대를 투입하지 않았다. 대신 행진로를 따라 2개 중대가 교통을 통제했다. 민주노총도 자체 질서요원 300명을 배치해 행사 진행을 도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민주노총에서 축제 형식의 준법 평화 집회로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노총의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당초 서울시청 광장에서 3만 명이 모인 집회를 열고 서대문에서 광화문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올 계획이었다.

서울시와 경찰이 "심한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며 반대하자 참가 인원을 줄이고 행진 구간도 경찰 요청대로 바꿨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비정규직 중소하청노동자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절 마라톤대회'를 열었다. 가족이 손을 잡고 함께 뛰는 축제 한마당이었다.

강혜승기자 fineday@donga.com

신진우 기자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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