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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7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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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미래에 필요한 사람으로 창의적 인재를 꼽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실제로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공부를 아이에게 시키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공부 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공부를 시작한다고 해도 단기간의 훈련으로는 효과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어릴수록 가정에서 꾸준하고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아이의 창의력을 높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창의력을 성공적으로 길러준 가정들을 들여다보자.》
○공부와 생활을 연결하라
중학 1학년 정한솔 양은 올해 전남대와 광주 과학교육원이 뽑는 영재 명단에 각각 올랐다. 이전에도 정 양은 초등 5학년 때부터 3년 연속 영재로 선발되며 영재교육을 받았다. 남들은 한 번 영재로 선발되기도 힘든 현실에서 정 양의 공부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정 양의 어머니 추혜련 씨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적절한 학습 교재를 선택해 아이가 어릴 때부터 꾸준히 공부할 수 있게 했고, 이를 일상생활에도 연결시켜 자연스럽게 창의력을 높이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추 씨는 학습지를 선택한 뒤 학습지 내용을 아이가 한 번 풀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엄마가 생활 속에서 효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적중했다.
일단 초등 1학년 때 ‘생각하는 P!zzaa’(재능교육)와 ‘재능수학’을 선택해 사고력 문제를 처음 접하게 했다. ‘생각하는 P!zzaa’는 창의력과 함께 언어, 수, 공간지각 등 9가지 영역을 다루고 있어 아이가 다양한 방향으로 유연하게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재능수학’은 수학적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데다가 서술형 문제를 풀면서 아이가 문제를 스스로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봤다.
이건 시작이었다. 정 양의 어머니는 교재에 나온 문제들을 활용했다. 매일 다양한 질문을 아이에게 던지면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질문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유발되는 질문부터 오랜 시간의 상상을 요하는 질문까지 다양했다. 특히 ‘하늘에서 파란색 비가 내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모든 수도꼭지에서 우유만 나오면 어떻게 될까?’처럼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을 상상하게 하는 질문은 아이의 창의력을 높였다. 또 논리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가위를 사용해 할 수 있는 일은?’, ‘피자를 8조각 내기 위한 방법은?’과 같이 일상생활에 적용 가능한 질문이 효과적이었다.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의 결론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에서 ‘달리기에서 토끼가 이기고 거북이가 졌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같은 질문은 아이의 상상력을 높인다.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또 다른 결론을 유도하는 것도 가정에서 아이의 창의력 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다려라. 그리고 질문하라
창의력 문제는 정확한 답이 없기 때문에 아이는 오히려 답을 말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쉽다. 지금은 반 1등을 도맡아 하고 있는 초등 4학년 고은아 양의 성적 향상 비결은 유아 때부터 꾸준히 진행한 사고력 학습에 있다.
공부 방법은 스스로 생각을 거듭하는 것. 어머니 권온임 씨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이에게 엄마의 생각을 성급히 말해주는 것은 자칫 아이에게 어른의 틀에 박힌 사고를 심어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부모의 도움은 아이가 모든 생각을 끝낸 후 이루어지는 게 좋다. 초등 4학년 권규혁 군의 어머니 박숙희 씨는 아이에게 힌트를 제시하면서 다양한 내용을 생각할 수 있게 유도한다. 힌트는 아이 주변의 구체적인 사물부터 시작해 추상적인 대상으로 범위를 넓혀 간다. 예를 들어 ‘먹을 수 있는 것 중 흰색을 띠는 것’을 찾는 질문을 생각해 보자. 집 안 냉장고에 있는 음식부터 시작해 학교 급식에서 나온 음식, 몇 달 전 생일 때 먹은 음식으로 생각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
몇 개 단어로 짧게 답을 말하는 아이는 문장으로 길게 대답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그러면 아이는 논리적인 사고력과 문장력을 키울 수 있다. 매주 한 개씩 답변하는 단어를 늘리자고 아이와 약속하면 아이가 스스로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유도할 수 있다.
○아이가 변한다
생각을 키우는 공부를 오랫동안 하고 있는 아이들이 꼽는 사고력 학습의 첫 번째 장점은 교과목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개방적, 논리적,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통해 전 과목에 대한 이해와 응용력이 향상된다.
학습 습관도 눈에 띄게 좋아진다. 공부하는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등 주위가 산만했던 아이도 사고력 학습을 통해 한 장소에서 꾸준히 공부하는 인내심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많아지는 학습량을 빠르게 흡수하며 새로운 지식을 자신감 있게 받아들인다.
재능교육 스스로교육연구소 최호원 책임연구원은 “창의력은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으로 이루어진다”면서 “보통 창의력이라고 하면 독창성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네 가지 요소를 골고루 발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내 아이의 창의력은? 체크해보세요. | |
| 유창성 | √ 제한된 시간 내에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능력 (예) -가위를 사용해 할 수 있는 일을 가능한 한 많이 쓰세요. -빨간색인 물건을 가능한 한 많이 쓰세요. |
| 융통성 | √ 상황을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예) -물고기 그림을 아름답고 다양하게 그려보세요. |
| 독창성 | √ 독특하고 비상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능력 (예) -아주 심하게 코를 고는 코순이의 잠버릇을 어떻게 고쳐줄까요? -낮이 사라지고 밤만 계속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
| 정교성 | √ 기존의 지식에 추가하여 구체화하고 확장시키는 능력 (예)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를 주운 왕자, 하지만 결국 그 주인을 왕자가 찾지 못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끝났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