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본좌’ 허경영씨 결국 구속

  • 입력 2008년 1월 24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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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못 없다” 허경영 경제공화당 총재가 2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법에 출두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취임 파티 초청 관련 문건 등을 제시하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난 잘못 없다” 허경영 경제공화당 총재가 2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법에 출두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취임 파티 초청 관련 문건 등을 제시하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 “허위사실 유포… 총선서 새범죄 나설 우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황당 공약을 내세워 ‘허 본좌(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로 불린 허경영(58) 씨가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영만)는 23일 허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 남부지법 김선일 영장전담판사는 “피의자가 의도적으로 존경받는 유력 정치인과 친밀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해 선거에 이용한 사실이 소명됐고, 공범에게 돈을 주고 수사에 응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해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이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찍었다는 사진부터 학력에 이르기까지 과장된 경력을 공표했다는 의심이 든다”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국민을 미혹해 새로운 범죄행위에 나설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 씨는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공범으로 지목된 모 주간지 대표들은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며 과장 경력 등 홍보물에 담긴 내용은 내가 모르는 제3자가 꾸민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내게 올가미가 될 일을 왜 했겠느냐. (내가) 배포된 홍보물을 직접 회수하기까지 했다”고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허 씨는 모 주간지 대표에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결혼설 기사를 실어 주면 5000만 원을 주겠다”고 제의하는가 하면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곧 치러질 총선에 나서면 각종 후원금으로 100억 원을 모을 수 있다. 이달 말까지만 수사 당국의 조사를 거부하면 대가를 치르겠다”고 말한 혐의도 받고 있다.

허 씨는 지난해 10월 모 주간지와 경제공화당 홈페이지를 통해 과장된 경력이 담긴 홍보물을 올리고 박 전 대표와의 결혼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21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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