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자기소개서 ‘뻔한 내용’은 빼세요”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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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저는 언제나 도전정신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때론 그 결과에 후회하더라도 시도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진정한 젊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전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례2

‘사람들은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여 자신의 미래의 삶을 밝고 행복하게 만들어 자신과 가족이 행복한 삶을 누리려고 합니다. 저 역시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슬로건이야말로 바로 제가 추구하는 바입니다.’》

취업을 앞두고 대학 4학년생이 쓴 자기소개서의 일부다. 공통점은 무엇일까. 추상적이고 상투적인 글의 전형이라는 점이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 또는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다.

취업 관문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방법은 없을까. 영남대 약학부 4학년 조세현(39) 씨가 이 대학 취업지원팀과 함께 최근 펴낸 책이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 씨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인사과장으로 10년가량 신입사원 채용업무를 맡은 뒤 영남대에 다시 입학했다.

그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의 중요성에 대해 4년 동안 학생들과 상담을 한 내용을 책에 담았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입사 지원자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핵심이라는 것. 기업의 인사담당자에게 ‘준비된’ 지원자라는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취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는 “면접의 질문은 대부분 자기소개서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이뤄진다”며 “자기소개서를 아무리 봐도 호기심이 생기지 않으면 질문할 거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를 통하여 지원자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데 회사 이야기나 일반적인 내용을 늘어놓으면 ‘짜증’이 난다는 것이다.

이 원리는 자기소개서든 면접이든 똑같이 적용된다는 게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

그는 10초 안에 자기소개를 해야 할 때를 예로 들었다. ①34일간 800km 국토종단을 하며 땅 색깔이 변해가는 것과 순두부찌개 맛이 변해가는 것을 알아차리는, 남들과 다른 것을 볼 줄 아는 지원자 ○○○입니다 ②안녕하십니까? ○○물산의 기둥이 되고 싶은 남자 ○○○입니다. ○○물산이 글로벌 톱텐이 되는 데 든든한 기둥이 되겠습니다.

그는 이 같은 두 가지 자기소개 중 ‘구체적인 경험을 담은’ ①번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②번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상투적인 대답이라고 강조했다.

스튜어디스를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 대체로 ‘미소와 친절’을 강조하지만 장시간 비행기 안에서 일하는 특수성을 고려해 ‘미소와 친절도 체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직업적 속성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그는 “‘1시간 동안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에도 자신 있는 ○○○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게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홈페이지 같은 데 나와 있는 내용이 아니라 그 회사에 한 번이라도 가 본 느낌을 전달하는 게 훨씬 좋다”며 “이런 구체적인 경험이 차별화이고, 인사담당자의 호기심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조세현 씨가 강조하는 자기소개-면접 포인트▼

●나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써라(말하라).

●나의 구체적 경험이 아닌 것은 추상적이고 상투적이다.

●결론을 앞에 놓는 두괄식 표현을 간결하게 밝혀라.

●자랑하고 싶은 경험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

●많은 내용을 늘어놓기보다 한두 가지에 집중하라.

●자신의 강점은 지원하는 회사의 속성과 연결돼야 좋다.

●장점은 구체적으로 자신 있게, 단점을 가급적 언급하지 말라.

●멋있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말을 하려고 노력하라.

●회사의 처지에서 판단하라. 학생으로서 의협심을 보이려고 하지 말라.

●내부 고발자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은 입사를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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