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3대가 입맞춰 가족사랑 노래해요”

  • 입력 2007년 10월 16일 0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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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경인전철 백운역 인근 부평공원.

찬 기운이 도는 가을밤이었지만 시민 3000여 명이 오롯하게 3시간가량 공연을 즐기면서 가족애를 다진 날이었다.

인천시 후원으로 부광노인대학(www.bukwang1004.org, 032-527-5704)이 주최한 ‘3대가 함께하는 가족합창대회’ 덕분이었다.

9개 구군에서 선발된 가족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노래 실력을 뽐냈고, 관객들은 율동과 박수로 화답했다.

연예인 임백천 씨가 사회를 맡았고 가수 조영남, 김지연 씨와 부광대학 ‘실버댄스 스포츠 팀’이 축하공연을 해 주었다.

이날 4대에 걸쳐 35명이 한 팀을 이뤄 무대에 오른 김인숙(84·여) 씨 가족이 가요 ‘사랑으로’를 불러 대상을 탔다.

김 씨는 “가족들이 가까이 살면서도 잘 모이지 못했는데, 합창 연습을 하면서 얼굴을 자주 봐 가족애가 깊어졌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05년 부광교회 후원으로 설립된 부광노인대학은 전 과정을 무료로 진행해 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수강생 1300여 명이 어문학부, 예술학부, 건강학부, 교양학부 등의 26개 강좌를 듣고 있다.

수강생들은 매주 화요일 오전 강좌를 들으면서 별도의 동아리 활동도 펼치고 있다. 댄스스포츠, 우리 춤, 건강 체조, 실버 연극반은 복지회관 등에서 자주 공연을 하기 때문에 평일에도 수시로 모인다.

학기 중에는 ‘이벤트’가 많다. 노인의 날을 앞둔 지난달 20일에는 ‘미추홀 노인건강축제’를 개최했고, 매년 5월엔 대학축제가 열린다.

‘메이퀸’으로 선발된 장영주(72·꽃꽂이학) 씨는 “가족들이 꽃꽂이 작품을 보고 기쁨을 느낄 때 행복하다”며 “노인 학생들과 봉사도 하고 있어 활력 있게 제3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강사 70명은 자원봉사자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12월 4일엔 3년 과정을 수료한 300여 명에게 학사모를 씌워 주는 첫 졸업식이 있다.

노인들은 그동안 쌓은 실력으로 작품 전시회와 예술 공연을 마련해 가족들에게 선보이기로 했다.

대학 측은 졸업생들이 통역이나 노인 환자를 돌보는 ‘노노 케어’, 육아 보조 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실버 자원봉사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부광노인대학 김연희 기획홍보차장은 “내년엔 대학을 사단법인으로 전환해 시민 후원금으로 학과를 좀 더 내실 있게 운영할 예정”이라며 “아무 때나 학과 신청을 하면 노인들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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