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 대학생 된다

  • 입력 2007년 4월 19일 20시 18분


코멘트
"아까 교직원 분이 저를 부를 때 '학생'이라고 부르더군요."

19일 서강대에서 만난 삼보드느드(22) 씨는 상기된 얼굴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생이 된다는 사실을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몽골에 계신 어머니께 제일 먼저 전화해 이 소식을 알려드렸는데 어머니도 처음엔 안 믿으셨다"며 활짝 웃었다.

서강대는 지난달 17일 구로구 신도림동 D주상복합건물 화재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인명을 구한 4명의 몽골인 의인(義人) 가운데 한명인 삼보드느드 씨에 대해 입학을 허가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특별입학은 김영수 입학처장이 산보드느드 씨가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 보도한 본보 인터뷰 기사를 보고 학교 측에 산보드느드 씨의 입학을 제의해 성사됐다.

김영수 입학처장은 "학교의 건학 이념인 '남을 위한 배려의 삶' 정신을 실천한 산보드느드 씨가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보도를 보고 처장단 회의와 총장 승인을 거쳐 입학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손병두 총장은 산보드느드 씨에게 입학금, 4년간 장학금, 기숙사비 면제, 교내 아르바이트 알선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정식 입학은 내년 2월이지만 산보드느드 씨는 6월부터 전공 수업을 듣는데 지장이 없도록 서강대 부설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다.

그는 "정보통신 산업이 발달한 한국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학교 측은 이를 수락했다.

이날 산보드느드 씨를 축하해주기 위해 함께 서강대를 찾은 3명의 몽골인 동료들도 자기의 일처럼 기뻐했다.

파타(36) 씨는 "산보드느드가 기숙사에서 살게 되면 함께 생활할 수 없어서 아쉽지만 본인이 원하던 공부를 하게 됐으니 잘됐다"며 웃었다.

산보드느드 씨는 "정식으로 체류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고마운데 공부까지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한국에서 배운 컴퓨터공학 지식을 몽골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