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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13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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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가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적합한지 실사(實査)하기 위해 9일 방한했던 세계박람회기구(BIE)의 카르맹 실뱅 실사단장은 13일 오전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실사단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재정계획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받고 오후에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면담 및 기자회견, 김재철 2012여수세계박람회유치위원장(동원그룹 회장)이 주최한 만찬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끝냈다.
●"완벽" 평가받은 실사
실사단은 이날 오후 3시 반부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여수시의 세계박람회 개최 타당성을 높게 평가했다.
실뱅 단장은 "한국에 오기 전 교통과 숙박 인프라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한국의 박람회 유치계획과 실사준비는 거의 완벽했다"며 "여수의 강점인 뜨거운 유치 열기를 BIE 총회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머물렀던 호텔 방 번호가 2007호였고 맞은편이 2012였다"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해석은 기자들이 자유롭게 해 달라"고 말해 2012년 여수시의 세계박람회 유치 가능성과 관련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다른 실사단원들도 마찬가지로 높은 점수를 줬다.
빈센테 곤잘레스 로세르탈레스 BIE 사무총장은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려는 시민들의 높은 열의와 지지는 성공의 징후"라고 말했고, BIE 덴마크 대표인 스틴 크리스텐센 씨는 "한국의 실사 준비는 확실히 내 기대에 미쳤다"고 평가했다.
BIE 헝가리 대표인 라슬로 글러쯔 씨는 "여수시의 세계박람회 유치가 타당하다는 것을 느꼈으며 실사단의 마음속에 한국의 일부분을 함께 가져가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총력 외교전이 남은 과제
실사단이 이번 실사기간 중 좋은 인상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사단의 평가가 중요한 것은 틀림없지만 최종 개최지 결정은 회원국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이제부터는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보다 많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정부 뿐 아니라 재계, 문화계 등 모든 분야가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인 유치활동에 나서야 2002년과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시의 단점으로 꼽히는 교통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유치위가 실사단에 약속한 인프라 구축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언어와 숙박 분야 등에서도 국제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와 달리 세계박람회는 외국인과의 직접 접촉이 많아 외국 관람객이 편리하게 박람회를 구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사단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박물관을 둘러본 뒤 오후 1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이들은 경쟁 도시인 모로코 탕헤르(4월 30일~5월 4일)와 폴란드 브로츠와프(5월 14일~18일)를 차례로 방문해 실사를 벌인 뒤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41차 BIE 총회에 여수시 등 3개 도시의 실사 결과를 보고할 예정.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올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42차 BIE 총회에서 98개 BIE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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