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치 내려다보기]<6>용왕산 정상 용왕정

  • 입력 2007년 3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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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2동 용왕산 정상의 팔각정자 ‘용왕정’에서 내려다본 한강 쪽 풍경. 높은 곳에 위치한 다른 조망명소보다 주변 경관이 손에 잡힐 듯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제공 양천구청
서울 양천구 목2동 용왕산 정상의 팔각정자 ‘용왕정’에서 내려다본 한강 쪽 풍경. 높은 곳에 위치한 다른 조망명소보다 주변 경관이 손에 잡힐 듯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제공 양천구청
서울 양천구 목2동 용왕산 근린공원 입구는 널찍한 시멘트 길로 시작된다. 둥그렇게 말린 길을 따라 15분간 오르니 새파란 인조잔디가 펼쳐진 공원이 등장했다. 다시 거친 숨을 몰아쉬며 10분 가까이 올라간 목조계단의 끝에서 초록, 파랑, 빨강으로 단장한 팔각 정자를 만날 수 있었다.

1994년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기념해 지어진 이 정자의 이름은 ‘용왕정’.

78m의 나지막한 높이지만 용왕산 정상은 예부터 서울 경치를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던 유서 깊은 조망 명소다. 단단한 용왕정의 화강석 바닥을 딛고 서니 과연 삼면이 탁 트인 서울 전경이 펼쳐졌다.

북쪽으로는 성산대교와 멀리 월드컵 공원이 내려다보였고, 동쪽에는 남산과 63빌딩이 자리 잡고 있었다. 관악산을 스쳐 고개를 남쪽으로 돌리니 하이페리온, SBS 방송국 등 목동지역에 들어선 고층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 일찍 찾으면 동쪽의 남산과 인근 열병합 발전소의 굴뚝 사이로 눈앞에 붉은 해가 꽉 차는 풍경을 볼 수 있는 해돋이 명소이기도 하다.

용왕정에서 바라본 서울은 높은 곳에서의 조망과 달리 교각, 건물, 산 등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또렷했다.

엄지 모양을 닮아 엄지산으로 불리던 이 산이 용왕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임금이 꿈에서 누군가 자신을 해치는 꿈을 꿨다. 왕은 엄지산 아랫마을에 사는 영험한 힘을 가진 박씨 노인이 죽어서 용으로 변신한 뒤 왕이 되려 하는 것을 알고는 화살로 용을 쏘아 죽였다.’

왕에 얽힌 이 고사 때문에 왕을 상징하는 ‘용(龍)’자와 ‘왕(王)’자를 합쳐 용왕산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

용왕정 바로 아래의 용왕산 근린공원에는 1800평의 인조잔디와 길이 390m의 조깅 트랙, 그리고 역기 철봉 등 각종 운동기구가 마련돼 있어 지역 주민들의 운동 장소로 인기가 좋다. 또 어린이 놀이터와 지역 주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연 무대, 탈의실, 발 지압 길 등이 조성돼 산책길로도 안성맞춤이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어떻게 갈까?::

5호선 목동역에서 602번, 2호선 당산역에서 605번 버스를 타면 용왕산 정류장에 내릴 수 있다. 161, 601, 5712, 9600번 등의 버스를 타고 염창동 도시가스(공항로) 정류장에 내리면 도보로 8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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