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기념해 지어진 이 정자의 이름은 ‘용왕정’.
78m의 나지막한 높이지만 용왕산 정상은 예부터 서울 경치를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던 유서 깊은 조망 명소다. 단단한 용왕정의 화강석 바닥을 딛고 서니 과연 삼면이 탁 트인 서울 전경이 펼쳐졌다.
북쪽으로는 성산대교와 멀리 월드컵 공원이 내려다보였고, 동쪽에는 남산과 63빌딩이 자리 잡고 있었다. 관악산을 스쳐 고개를 남쪽으로 돌리니 하이페리온, SBS 방송국 등 목동지역에 들어선 고층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용왕정에서 바라본 서울은 높은 곳에서의 조망과 달리 교각, 건물, 산 등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또렷했다.
엄지 모양을 닮아 엄지산으로 불리던 이 산이 용왕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임금이 꿈에서 누군가 자신을 해치는 꿈을 꿨다. 왕은 엄지산 아랫마을에 사는 영험한 힘을 가진 박씨 노인이 죽어서 용으로 변신한 뒤 왕이 되려 하는 것을 알고는 화살로 용을 쏘아 죽였다.’
왕에 얽힌 이 고사 때문에 왕을 상징하는 ‘용(龍)’자와 ‘왕(王)’자를 합쳐 용왕산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
용왕정 바로 아래의 용왕산 근린공원에는 1800평의 인조잔디와 길이 390m의 조깅 트랙, 그리고 역기 철봉 등 각종 운동기구가 마련돼 있어 지역 주민들의 운동 장소로 인기가 좋다. 또 어린이 놀이터와 지역 주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연 무대, 탈의실, 발 지압 길 등이 조성돼 산책길로도 안성맞춤이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어떻게 갈까?::
5호선 목동역에서 602번, 2호선 당산역에서 605번 버스를 타면 용왕산 정류장에 내릴 수 있다. 161, 601, 5712, 9600번 등의 버스를 타고 염창동 도시가스(공항로) 정류장에 내리면 도보로 8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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