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04년 남편이 운영하는 양계장 내 살림집에서 남편과 양계장 여직원이 속옷만 입은 채 함께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시 이혼 소송을 냈다. 1, 2심 법원은 “남편의 부정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이혼 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박 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이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원심은 남편의 간통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아내가 수시로 가출하는 과정에서 불륜을 의심할 만한 행동을 한 게 폭력 행사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본 듯하다”며 “그러나 설령 그런 사정이 있더라도 부부 관계에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혼인 생활을 계속하는 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될 경우 아내에게 주된 책임이 있는 게 아니라면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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