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릴레이 사기…콜센터직원→경관→금감원직원 사칭

  • 입력 200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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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콜센터와 경찰,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예금통장에서 돈을 빼내 가는 사기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모(38) 씨는 지난해 12월 5일 오후 3시 반경 자신의 사무실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모 은행 콜센터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안내원은 “10월 20일 서울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구입한 사실이 있느냐”며 “있으면 전화 1번 버튼을, 없으면 2번 버튼을 누르라”고 말했다.

노트북을 구입하지 않은 이 씨가 2번을 누르자 곧바로 연결된 다른 안내원은 “신용카드가 도용된 것 같으니 경찰청에 신고해 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경찰청에 근무한다는 사람이 전화해 “명의 도용 신고를 접수했다. 지불 정지 및 바코드 이원화 작업을 위해 금감원 담당자가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과장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 사람이 “신상 정보가 노출됐으니 가까운 은행 현금지급기로 가서 불러 주는 대로 번호를 누르라”고 말했고, 이 씨가 현금카드를 현금지급기에 넣고 자신의 비밀번호를 누르자 통장에 있던 잔액 193만 원이 전부 감쪽같이 빠져나갔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의 돈이 입금된 은행 계좌의 개설자를 추적해 현금 인출자 등 용의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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