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삼국유사’ 일연스님의 혼 되살리다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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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를 지은 보각국사 일연(1206∼1289) 스님의 일생을 기록한 보각국사비(보물 428호·사진)가 700여년 만에 복원됐다.

24일 경북 군위군 고로면의 인각사에서는 문화재청 관계자와 삼국유사 연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복원한 보각국사비(사진) 제막식이 열렸다.

보각국사비는 일연 스님이 입적한 지 6년 만인 고려 충렬왕 21년에 왕명으로 세웠으나 그동안 훼손돼 당초 2m였던 높이가 1.2m가량으로 줄었다.

또 비석의 앞뒤 면에는 4000여 글자가 새겨졌지만 그동안 판독 가능한 글자는 400여 자로 감소했다. 이처럼 심하게 훼손된 것은 비석의 글자를 중국의 명필가인 왕희지체를 집자해 만들어 중국과 일본에서까지 탁본을 많이 한 때문.

문화재청과 군위군, 인각사 측은 2004년 여러 곳에 흩어진 비석의 탁본을 판독해 이를 복원키로 하고 3년 동안 연구한 끝에 지난해 비문(碑文)을 확정했다.

복원된 보각국사비는 높이 2.35m, 너비 1.7m, 두께 30cm 크기로 앞면에 2389자, 뒷면에 1661자 등 4050자가 왕희지체로 새겨져 있다.

보각국사비 복원을 위해 40여 년 동안 탁본을 연구해 온 서지학자 박영돈(70) 씨는 “이 비가 오래도록 한민족의 역사를 보여 주는 상징물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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