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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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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1일 시민들이 제안한 1400여 건의 아이디어 중 8가지를 현실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상상실현회의’에서 제안을 한 시민, 관련 국·실장, 시정개발연구원 소속 연구원들의 설명과 의견을 듣고 이같이 결정했다.
그러나 참신성은 돋보이지만 섣불리 정책화하기 어려운 사안도 포함돼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청혼 명소 되는 청계천=서울시는 우선 내년 4, 5월까지 청계천 하류인 두물다리 부근에 ‘청혼의 벽’을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연인에게 청혼 후 전자태그(RFID)가 내장된 반지 등을 ‘청혼의 벽’에 접촉하면 전광판이나 워터스크린 등에 ‘○○야, 사랑해’ 등의 문구가 나타나는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검토 중이다.
▽투명 유리가 깔린 다리를 건넌다=난지도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연결하는 해발 96m 높이의 ‘하늘다리’(길이 450m, 폭 6m)에는 땅바닥이 훤히 보이는 투명 유리판이 군데군데 설치된다. 투명다리를 한강에 놓아 물을 쳐다보며 건너자는 시민의 아이디어를 변형한 것이다. 잠수교가 보행전용교로 전환이 계획돼 있는 마당에 별도의 보행교를 건설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난지도 하늘다리(2009년 10월 완공)를 투명다리로 바꾸기로 했다.
▽우려 적지 않은 교통신호등 숫자 표시=다음 신호로 바뀔 때까지 남은 신호등 시간을 숫자로 나타내자는 아이디어도 내년 7월 서울시내 5개 교차로에서 시범 실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아이디어는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이 우려된다”는 등 이날 회의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오 시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숫자 신호등이 설치된) 중국에 가서 보고는 앞서가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문제점을) 예단하기는 힘들다”며 시범 실시를 지시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2004년 3월과 6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서 검토했지만 순기능보다는 교통사고 발생 등 부작용이 더 커 도입하지 않았다”며 “선진국에서도 설치 사례가 없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교통카드로 기부를=이달 말부터 시행된다. 지하철역에 설치된 교통카드 충전기 옆에 기부용 단말기를 달아 기부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서울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모금 주체로 하고 이달 말 압구정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10개 지하철역에 단말기를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이 밖에 버스에서 내릴 때 단말기가 한쪽에만 있어 불편하다는 시민 지적도 받아들여졌다. 서울시는 출퇴근시간에 승객이 많은 노선을 중심으로 내년 4월까지 30∼50대 버스에 하차단말기를 2개씩 시범 설치키로 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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