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現 검사 부인3명 모두 ‘무혐의’

  • 입력 2006년 11월 1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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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경진대회) 대리 출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혐의가 없다”며 입건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전현직 검찰 간부의 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16일자 A12면 참조
교육청 연구관 ‘대입 장사’

16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연구관 김모(51·구속) 씨가 만든 작품을 경진대회에 출품한 의혹이 있는 학생 5명의 작품 8개와 관련, 이들의 부모 6명을 불러 조사했으나 이 중 전현직 검찰 간부의 부인 3명은 모두 “죄가 없다”며 입건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나머지 두 학생의 부모 3명은 대리 출품을 대가로 김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 공여)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직 검사장의 중학생 딸은 초등학생이던 2004년 서울시 과학전람회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이때 지도교사가 김 씨였다. Y대에 재학 중인 전직 차장검사의 딸은 고등학생이던 2002년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2003년 과학전람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또 지방검찰청 차장검사의 고등학생 아들은 2005년과 2006년 경진대회에서 입상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황용수 경감은 “김 씨가 ‘학생들 대신 만들어 출품했다’고 진술한 16개 작품 중 공소시효(5년)가 남아 있는 2002년 이후 8개 출품작과 관련된 학부모들을 불러 조사했다”며 “그러나 전현직 검사 자녀들의 경우 김 씨가 작품을 대신 만들어 주거나 부모들이 김 씨에게 뇌물을 준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와 고등학생 김모 양의 부모에 대해서는 본인 계좌는 물론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까지 압수수색했으나 전현직 검사 부인들의 계좌는 추적하지 않았다. 또 김 씨가 검찰로 송치된 지난달 27일 이후에야 전현직 검찰간부 부인 3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한 차례만 진술을 받았으며 이들이 혐의를 부인하자 더는 소환하지 않았다.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김 씨가 경찰 조사에서는 ‘16개 작품 모두 내가 직접 만들어 학생들 이름으로 출품했다’고 진술했으나 신병이 검찰로 송치된 후부터 ‘전현직 검사 자녀들의 작품은 내가 만들지 않았다’고 말을 바꾸는 바람에 수사를 더 확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김 씨의 신병이 검찰로 송치된 뒤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검찰이 20일이나 전현직 검찰 간부 자녀들의 대리 출품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고 전현직 검사의 부인 및 지도교사까지 불러 강도 높게 조사했지만 아무 것도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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