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양모(37·충북 청주시) 씨에게 이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음주측정은 음주운전의 증거 수집을 위한 수사 절차의 하나로 형사소송법을 따라야 한다"면서 "적법 절차를 무시한 단속 경찰관의 음주 측정요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양 씨는 2003년 6월 점심식사 때 막걸리를 마신 뒤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다가 집 앞에서 경찰관과 마주쳤다. 당시 양 씨의 얼굴색이 붉고 술 냄새가 나자 경찰관은 "음주측정기가 없으니 파출소로 같이 가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양 씨는 이를 거부했고, 경찰관은 변호사 선임권 등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고 양 씨를 경찰서로 강제 연행했다.
경찰관은 양 씨가 음주측정을 거부하자 30여 분 동안 수갑을 채워놓고 구금했으며, 음주측정을 다시 거부하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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