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 시골 초등학교 웃음꽃 피는 사연

  • 입력 2006년 11월 16일 0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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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나산초등학교(교장 남한욱)는 현재 전체 학생이 417명인데 내년에는 90명 정도 늘어나 50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면 단위 초등학교의 학생 수가 단기간에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이 학교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본부의 직원 자녀 중 상당수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

또 내년에는 이 학교에 체육관이 들어선다. 이와 관련해 월성원전은 14일 경주교육청에서 ‘나산초등학교 체육관 건립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900m² 규모의 체육관 건립비 19억 원 가운데 월성원전이 14억 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경북도교육청이 부담하기로 했다.

이 학교는 월성원전 3, 4호기가 들어서면서 1998년 현재의 위치로 신축 이전했으나 체육관은 형편이 안 돼 지금까지 짓지 못했다.

나산초등학교 전호상 교감은 “학생은 불어나는데 체육관이 없어 비가 올 때면 체육활동을 제대로 못했다”며 “내년 말 체육관이 준공되면 배드민턴 같은 실내 스포츠도 활발해지고 학부모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월성원전은 발전소 가동이 안정기에 접어든 1990년경부터 인근 양남면과 양북면, 감포읍 등 3개 읍면을 중심으로 활발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15년 동안의 지원액이 1380억 원에 이른다.

지원금의 대부분은 한우 사육과 전복 치패(稚貝) 사업, 마을회관 건립, 장학금 등으로 사용됐다.

또 월성원전 측은 올해 말까지 3억5000만 원을 들여 3개 읍면의 10개 초중고교의 낡은 컴퓨터 260대를 새것으로 바꿔 줄 방침이다.

재정 지원뿐 아니라 월성원전의 직원 1300여 명은 2004년 ‘누키봉사대’를 결성해 경주 시내에서의 무료 급식 지원과 재해복구, 문화재 관리, 일손 돕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돈은 직원들이 매월 400만 원가량 모은 것으로 충당한다.

월성원전 태성은 본부장은 “기업은 주민이 잘살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주민은 기업이 잘되도록 응원하는 분위기를 정착시키는 게 결국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뜻에서 이런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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