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아버지, 소년원 아들 9년 만에 상봉

  • 입력 2006년 10월 1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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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왕따'시킨 아들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인 아버지. 아버지가 수감되면서 비행소년이 돼 소년원에 들어간 아들. 기구한 운명의 이들 부자가 추석을 앞두고 9년 만에 상봉한다.

서울소년원에서 지내고 있는 A(18) 군은 살인 혐의로 복역 중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2일 강원도 원주교도소를 찾는다. 아버지 B 씨는 A 군이 여덟 살이던 1997년 살인을 저질러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A 군은 아버지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 상황이 자신과 연관돼 있어 더욱 가슴이 아프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B 씨는 1997년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싸웠다는 소식을 듣고 술에 취한 채 아들의 친구를 찾아가 따지다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어머니는 A 군이 갓난아이였을 때에 가출했고 아버지마저 수감되자 A 군은 홀로 남겨졌다.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누리지 못한 채 방황하던 A 군은 결국 지난해 10월 강도 및 강간미수 혐의로 소년원 신세를 지게 됐다.

A 군은 소년원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면서 PC 정비기술을 배웠고 올 8월에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내년 4월 출소를 앞두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잡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게 소년원 측의 설명이다.

원주교도소는 2일 낮 12시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교도소 안에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이들 부자가 편안하게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기로 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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