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는 24일 '23일자 인사발령사항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 김완기'라는 짤막한 보도자료를 냈다.
이에 대해 행자부 인사혁신팀 관계자는 "워낙 유명한 분이라 (상세한 프로필 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자부가 그동안 기관장을 임명할 때 사진과 이력 등을 첨부해 왔던 점에 비추어볼 때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은근슬쩍 피해가려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7월10~26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공모했고 최종 압축된 5명의 후보 가운데 김 신임 이사장이 결정됐다며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공모를 통해 복수의 후보자를 결정했고 행자부가 청와대에 임명제청해 대통령이 김 전 수석을 공단 이사장으로 최종 임명한 것"이라며 나머지 후보자 4명의 신상에 대해서는 "비공개가 원칙이므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참여정부의 인사원칙을 따른 것"이라며 낙하산 인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전남 곡성 출신인 김 신임 이사장은 1964년 광주고를 졸업하고 9급 공무원(면사무소 서기보)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행자부 공보관,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을 지냈으며 참여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정찬용 전 수석에 이어 인사수석을 맡은 입지전적인 인물.
김 신임 이사장은 지난 5월 인사수석 직을 물러나면서 "할 만큼 했으니 이제는 좀 쉬고 싶다"며 "지리산 자락에 농가를 구입해 여생을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이 공직을 떠난 지 4개월도 안 돼 다시 공단 이사장에 임명되자 "청와대가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에 이어 김 전 수석까지 코드에 맞는 인물에 대한 보은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과 건보공단 이사장 모두 공모로 선출하게 돼 있음에도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임명돼 공모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직원 553명에 사업예산이 11조 원에 이르는 알짜 조직이다. 공무원의 퇴직급여 지급 및 기금 증식 사업이 주 업무이며 충남 천안의 상록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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