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이 ‘종로 물난리’ 막았다…올해 615㎜에도 끄떡없어

  • 입력 200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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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청계천이 폭우에 따른 주변의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방어막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12∼18일 서울에 총 615.5mm의 폭우가 쏟아졌지만 청계천 일대는 침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24일 밝혔다.

청계천 일대는 그동안 큰비가 내릴 때마다 가옥이 침수되는 등 상습 침수 지역이었다. 2003년 8월 20∼24일 395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종로1∼6가를 비롯해 세종로 사거리, 도렴동, 신문로1가 등의 107가구와 도로가 물에 잠겼다.

2001년 7월 14∼15일에도 363mm의 폭우가 내리면서 종로구 관수동과 예지동, 숭인2동 등 1076가구가 침수되는 피해를 보았다.

그러나 올해는 2001년과 2003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침수 피해가 거의 없었다.

이는 지난해 복원된 청계천이 서울 도심의 빗물과 하수를 모두 수용해 하류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해냈기 때문.

올해 폭우로 청계천은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중구 청계9가 신답철교 간 약 5.83km에 이르는 산책로 전 구간이 침수되면서 산책로 일부가 파손되고 수풀이 훼손되는 정도의 피해만 보았다.

청계천 복원공사 당시 하수처리 기준을 ‘200년 빈도’(200년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큰비에 대비한 용량·시간당 118mm)로 높이고 청계천 주변의 하수구 개선 작업을 한 덕분이다.

청계천 관리를 맡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이 산책로 진출입로 31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입장을 통제해 인명 피해도 없었다.

청계천 산책로는 10분당 5mm(시간당 30mm)의 비가 내릴 경우 물에 잠기도록 설계됐다. 비가 내리면 남산과 인왕산 북악산, 도심의 빗물이 청계천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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