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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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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주유소 기름 값은 갈수록 시중 주유소보다 비싸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올해 1∼3월 고속도로 주유소는 휘발유를 시중 주유소보다 L당 평균 40.64원 비싼 1511.53원에 팔았다.
▶본보 5월 26일자 A1·10면 참조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운영 업체들의 모임인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는 이르면 7월부터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을 내리기 위해 한국도로공사, 정유회사 측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6일 밝혔다.
○ 시중 주유소와 큰 차 없게
시설협회 김길생 회장은 “최근 휴게소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비싼 기름 값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았다. 이런 가격 경쟁력으로는 고속도로 주유소가 공멸할 것”이라고 기름 값 인하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주유소 136개소가 올해 1∼3월에 판 기름 1억2237만 L에 시중 주유소와의 가격차를 곱하면 약 60억3643만 원의 기름 값을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는 기름 값을 내리기 위해 △주유소 운영업체는 판매 순마진의 50%를 줄이고 △고속도로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도로공사는 주유소 운영 업체로부터 받는 임대료를 30% 인하하며 △정유사는 시중 주유소와 비슷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 값은 올해 1∼3월 평균보다 L당 35원까지 떨어져 시중 주유소와 큰 차가 없어진다는 게 협회 측의 주장이다.
그랜저 승용차 연료탱크(75L)를 가득 채울 경우 2625원가량 절약되는 셈이다.
○ 정유사 입장이 막판 변수
시설협회의 제안에 도로공사 측은 긍정적인 반면 정유사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각론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정유사 측이 지나치게 많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
시설협회의 제안대로 휘발유 값을 L당 35원을 줄이려면 △주유소는 L당 6원 △도로공사는 L당 7원을 ‘희생’하면 되지만 정유사는 L당 최대 22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는 주장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 값을 낮추자는 제안에는 찬성하고 응할 방침”이라면서도 “고속도로 주유소에는 아직 외상 채권이 있거나 초기 시설 지원 자금이 회수되지 않은 곳도 있어 지금보다 낮출 수는 있지만 시중 주유소 수준으로 기름을 공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시설협회 김 회장은 “정유사들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구체적 근거 없이 기름을 비싸게 공급해 고속도로 운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유사들이 응하지 않으면 기름 공급 업체 공개 입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기름 원가 공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맞섰다.
시설협회 도로공사 정유사 등 3자는 조만간 다시 만나 기름 값 인하 방안을 최종 논의한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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