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개막]경제효과 8500억원…‘IT 코리아’ 과시 기회로

  • 입력 2005년 11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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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센터 문열어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소식을 전 세계에 알릴 최첨단 국제미디어센터(IMC)가 11일 문을 열었다. 벡스코 전시장 2670평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는 주브리핑룸 겸 공동기사작성실(424석), 소브리핑룸, 언론사 개별 부스, 수면실, 게임룸 등의 시설을 갖췄다. 부산=이종승 기자
미디어센터 문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소식을 전 세계에 알릴 최첨단 국제미디어센터(IMC)가 11일 문을 열었다. 벡스코 전시장 2670평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는 주브리핑룸 겸 공동기사작성실(424석), 소브리핑룸, 언론사 개별 부스, 수면실, 게임룸 등의 시설을 갖췄다. 부산=이종승 기자
12일 개막하는 2005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한국의 외교안보와 경제력,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APEC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Q: APEC가 무엇인가.

A: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의 약자다. 한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3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미주 5개국, 오세아니아 3개국 등 모두 21개국이 회원국이다.

APEC는 2004년 기준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 교역량의 47%를 차지하는 지구상 최대의 지역경제협력체이다. 유럽연합(EU) GDP의 2배이다.

Q: APEC는 무슨 돈으로 운영되나.

A: 21개 회원국이 정해진 분담률에 따라 매년 500만 달러를 모은다. 한국의 분담률은 5.95%. 일본은 APEC 운영을 위해 이와는 별도로 매년 400만 달러를 낸다. 이 900만 달러는 싱가포르에 있는 APEC 사무국 운영 등 기본 경비에만 충당한다.

APEC 정상회의 개최 등 행사 비용은 회의를 개최하는 의장국의 몫이다.

APEC 사무국은 회원국 간 연락업무 정도만 하고, 중요한 업무는 의장국이 담당한다. 한국은 50여 명으로 구성된 ‘부산 APEC 사무국’을 2003년 9월 발족했다. 이 사무국의 올해 예산은 110억 원. 행사장 건설 등 대규모 사업 경비는 별도이다.

Q: 19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누리마루 하우스’는 어떤 곳인가.

A: 이번 APEC의 명물로 뜰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 동백섬 남쪽 끝자락 5990평의 터에 지상 3층, 연면적 905평 규모로 한국 전통 정자를 연상케 하는 현대식 건축양식으로 9월 30일 준공됐다. 초속 40m 이상의 강풍과 진도 9의 강진에 견딜 수 있고 방탄유리벽 등 안전시설을 갖췄다.

건물 주변에는 21개 회원국을 상징하는 동식물 등을 표현한 미송 원목의 기념기둥을 세웠다. 이곳은 정상회의가 끝난 뒤 3개월간 시민에게 공개하고 국제회의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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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국 대표단 규모가 매머드급이라는데….

A: 의장국인 한국을 제외하고는 참가국 중 최대 규모다. 정부 및 민간 대표단, 언론인, 자체 경호요원 등을 합쳐 모두 1600여 명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 달리 한 호텔을 단독 숙소로 이용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별도의 전용기를 타고 입국한다. 웬만한 나라의 정상 못지않은 위세를 과시하는 셈이다.

Q: APEC의 경제 효과는….

A: 정부는 APEC의 경제 효과를 △관광수입 3000만 달러 △외국인 투자 유입 최대 1억6000만 달러 △외국인 투자 증가로 인한 기타 산업의 생산 증가 2억6000만 달러 △부산지역 생산유발 효과 4억200만 달러 등 모두 8억52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 및 기업 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 만큼의 홍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Q: APEC 행사에 등장하는 한국 제품은 어떤 게 있나.

A: 각국 정상은 현대자동차의 ‘에쿠스’를 탄다. 1만여 명의 정부 대표단, 언론인, 기업인들은 한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시연하는 와이브로(Wibro·이동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무선휴대인터넷)를 체험한다.

외국인들은 또 한국산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보게 된다. 세계 유력 인사들이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을 체험한다는 뜻에서 APEC가 아니라 ‘I(IT)PEC’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15일부터 벡스코에서는 첨단제품 경연장인 IT 전시회가 열린다.

Q: 테러 대책과 교통 통제로 시민 불편이 심하지 않을까.

A: 정상들을 비롯한 대표단의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게 행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산항만과 김해공항 이용객에 대한 검문검색이 평소보다 훨씬 강화된다. 김해공항과 부산역에는 경찰특공대가 24시간 배치된다.

대중교통시설에 대한 테러에 대비해 지하철 역사 곳곳에는 378대의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추가로 설치됐다. 모든 물품보관함과 승강장의 쓰레기통은 폐쇄된다. 폭발물 설치를 막기 위해서다.

12∼19일 강서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부산 전 지역에서 차량 2부제가 실시된다.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은 짝수 날에, 홀수인 차량은 홀수 날에 운행을 못한다.

17∼19일 해운대구 일대 5.85km 구간 도로가 APEC 전용도로로 지정돼 행사 차량만 다닐 수 있다. 특히 1.5t 이상 화물차에 대한 행사장 주변 통행 제한이 강화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Q: APEC 의제에 보고르 목표, 도하개발어젠다(DDA), 자유무역협정(FTA) 등 생소한 개념이 많다.

A: 보고르 목표는 1994년 11월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제2차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선언문이다.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유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5년 동안 APEC 회원국들의 평균 관세는 16.9%에서 5.5%로 내려갔고 APEC 지역 내에서 외국에 대한 투자는 5배 이상 늘었다.

보고르 목표가 APEC 지역 내 자유무역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DDA는 자유무역의 범위를 세계로 넓힌 것. DDA는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채택됐으나 회원국 간 이해가 엇갈려 진전이 느리다.

보고르 목표와 DDA가 다자간 이슈라면 FTA는 양자 간 협상이다. 21개 회원국은 끼리끼리 자국의 이익을 위해 두 나라 간 FTA를 추진하는 데 힘을 쏟는다. 한국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FTA 협상 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테러대비 철통경호▼

신분 판독 최첨단 시스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과 국제미디어센터가 있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는 출입자들의 신분증을 기계로 판독해 액정 화면에 띄우는 최첨단 시스템이 설치됐다. 부산=이종승 기자

최근 요르단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의 최고 정보·보안기관들은 부산에 모여 정보와 첩보를 공유하며 테러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안전 가옥’에 마련된 국가정보원 경호안전본부 국제협력실에는 국정원을 중심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중국 국가안전부 △일본 내각정보조사실 등 APEC에 참여하는 8개 국가의 정보기관 요원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각국에서 수집한 테러 정보를 교환하며 자국 정상 및 참가 인사들의 안전 대책을 마련하느라 여념이 없다.

매일 오전 9시에 국정원 주관으로 열리는 경호 안전 관련 브리핑에는 각국의 정보요원이 참석해 현장 정보를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숙소로 배정된 호텔에는 미국의 대테러 기관인 특수기동대(SWAT)를 비롯해 300여 명에 이르는 대통령경호팀과 CIA, FBI 요원들이 대통령 부부를 3중, 4중으로 에워싸고 밀착 경호를 벌일 예정.

부시 대통령은 일단 호텔에 묵을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APEC 기간 중 부산에 들어올 예정인 미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또는 하얄리아 부대 등으로 숙소를 옮길 수도 있다.

체첸 반군에 의한 테러를 우려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 대외방첩부(SVR)와 대통령경호대(GUO), FSB의 철통같은 경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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