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충국 진료기록 조작] '군의관 가필' 지휘부 정말 몰랐나

  • 입력 2005년 11월 7일 03시 06분


코멘트
전역 보름 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최근 숨진 노충국(28·예비역 병장) 씨의 군내 진료기록부가 담당 군의관인 이모(31) 대위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방부가 6일 밝혔다.

이 대위는 4월 말 노 씨를 처음 진료했을 때 ‘위암의증’ 소견을 진료기록부에 적었다고 최근 상부에 보고했으나 당시 그 같은 소견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도 이 대위의 주장을 검증하지 않은 채 책임 회피에 급급했던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다.

▽경위=국방부 합동감사 결과 6월 24일 전역한 노 씨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자 노 씨의 부친은 7월 말 이 대위에게 아들의 군 진료기록부 사본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 대위는 ‘내시경 소견상 악성종양 배제 어려워, 환자에게 설명’이라는 소견을 뒤늦게 기록부에 추가했다.

이에 대해 이 대위는 “7월 말 광주병원 건강보험과를 통해 노 씨가 암으로 진단됐다는 사실을 알고 의무기록을 확인해 보니 4월 노 씨의 첫 진료 때 했던 설명이 빠져 있어 추가로 기재했다”고 국방부 합동감사단에 진술했다는 것.

앞서 군 당국은 지난달 말 ‘첫 진료에서 노 씨에게 악성종양 가능성을 설명했고 민간병원의 검사를 권유했다’는 이 대위의 증언만 믿고서 “군 병원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남는 문제점=군 병원의 허술한 진료기록부 관리 실태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대위는 단독으로 노 씨의 진료기록부를 조작했지만 그 과정을 지휘계통에서 묵인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노 씨 유사 사례에 대한 조사에서 추가로 진료기록부 조작이나 오진 사실이 밝혀질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