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魔에 스러진 ‘코리안 드림’

  • 입력 2005년 10월 2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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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3시 10분경 경기 양주시 남면 상수리 B염직 공장에서 불이 나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필리핀 근로자 3명이 숨졌다.

불은 1층 공장 내부 470평과 2층의 원단창고, 3층 숙소 등을 모두 태우며 1억5000만 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여 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잠을 자던 필리핀 근로자 5명 중 2명은 옆 건물 옥상으로 대피해 큰 부상 없이 생명을 건졌으나 나머지 3명은 무너진 계단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3층 건물을 완전히 붕괴시켜 숨진 근로자의 시신 3구는 화재 발생 12시간여 뒤인 이날 오후 3시 반경에야 발견됐다.

경찰은 희생자들이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탈출에 성공하고도 잠적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을 벌인 끝에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은 불법 체류자여서 본명이나 고향, 나이 등을 정확히 드러내지 않아 별명으로 불렸다고 한다.

숨진 근로자 중 N(42) 씨의 기한 만료된 여권이 발견돼 이름과 나이는 확인됐으나 다른 근로자들은 여권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양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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