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교수 “국민은 노조를 성장 걸림돌로 인식”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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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운동의 위기가 목전에 당도하고 있다.”

386 민주화세력에 따끔한 충고를 해 온 진보적 정치학자 최장집(崔章集·62·정치외교학과·사진) 고려대 교수가 이번에는 노동계와 정부 모두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 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창립 10주년 기념 ‘한국의 노동, 과거·현재·미래’ 심포지엄 기조강연에서 “오늘날 노동운동은 부도덕이나 폭력의 상징처럼 묘사되고 일반인에게는 성장정책의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80년대 말 최고 18%를 기록했던 노조 조직률이 최근 11%까지 하락했다”며 “이는 민주주의하에서 쇠약해져 가는 한국 노동운동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동운동이 수출부문과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중심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등 소외된 조직의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노동운동이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산층을 수용할 수 있는 온건 현실주의 노선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여정부의 경제·사회정책에 대해서도 최 교수는 “권위주의 정부보다도 더 성장과 재벌 중심적”이라고 비판했다.

스스로 도덕성을 가졌다고 자임한 민주정부의 집권세력은 자신의 지지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오히려 보수층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

그는 “외환위기 이후 급진적으로 진행된 노동시장 유연화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들의 몰락이 이어졌다”며 “사회통합을 위해 급진적인 신자유주의의 발전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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