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조계사 ‘도심 불교’ 모델로 거듭난다

  • 입력 2005년 3월 4일 18시 06분


불교 조계종의 총본산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주지 원담·圓潭·사진)가 ‘도심 불교의 모델’ 개발을 자처하고 나섰다.

원담 스님은 “중요 사찰들 대부분이 산중에 있어서 신도나 일반인들이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불교가 국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서는 도심 사찰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조계사는 올해 △기획 법회 개최 △15% 나눔 운동 △불교사회연구소 건립 △명상센터 건립 △문화포교 확대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듣는다’를 주제로 13일부터 5월 1일까지 매주 일요일 열리는 기획법회는 젊은 불자들을 겨냥한 행사다. 미산(중앙승가대 교수) 성관(수원포교당 주지) 명진(민족공동체 추진본부장) 지운(대구 용연사 주지) 혜능(해인율원장) 스님 등 1980년대 중반 이후 출가한 40“50대 초반의 스님들이 강사로 나온다. 사회 속에서 불교의 역할을 조명하고 불교가 지향해야 할 바를 모색하기 위해 ‘통일시대의 불교’ ‘지역과 함께 하는 불교’ ‘글로벌시대의 한국 불교’ ‘생명 평화의 불교’ 등을 법문 주제로 정했다.

조계사는 또 신도들이 내는 각종 축원 기도금의 15%를 떼어내 사회복지기금으로 기부하는 ‘15% 나눔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조계사는 지금도 서울노인복지센터와 낙산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15% 나눔 운동’을 벌이게 되면 한 해 수억 원을 사회복지기금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불교사회연구소와 명상센터 건립은 원담 스님이 의욕을 갖고 추진하는 사업. 원담 스님은 “사찰이 단순히 복을 비는 곳이 돼서는 안 된다”며 “불교이론과 사회 문제를 연계해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찰이 중심이 돼 체계적인 연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쯤 출범하게 될 연구소는 소장학자 중심으로 연구진을 구성한 뒤 외부의 관련 학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게 원담 스님의 구상이다.

조계사는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대웅전 보수공사와 보제루, 문화사업관 신축 등의 불사(佛事)를 빨리 끝낸 뒤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할 방침이다.

김차수 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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