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전남]집없는 청소년 품은 ‘러브하우스’

  • 입력 2004년 12월 13일 2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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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보호관찰소 ‘천사의 집’ 마련▼

부모의 사망이나 가출로 가정이 해체돼 길거리로 내몰린 청소년들(12∼20세)을 위한 쉼터 ‘천사의 집’이 전주 시내 주택가에 마련됐다.

법무부 전주보호관찰소는 13일 인후동 아중지구 인후초등학교 건너편 천사의 집 현지에서 이동기 전주지검장과 법무부 관계자, 천주교 전주교구청 성직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

이 집은 대지 103평에 지상 3층 규모로 공사비는 익명의 천주교 신자와 전주청년회의소, 지역사회 단체 및 시민 등이 후원한 3억6000여만으로 충당했다.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던 성인 자원봉사자 827명(연인원)이 벽돌 나르기와 미장, 전기, 토목, 목수, 설비 등 집을 짓는데 직접 일손을 보탰다.

이 집은 천주교 신부 등 성직자와 교육자 등으로 구성된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게 되며 현재 가정 형편으로 오갈 데 없는 청소년 13명이 이 곳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전주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 중인 청소년 1100여명 가운데 부모의 사망이나 가출, 이혼 후 자녀 보호거부 등으로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은 120여명에 이른다.

전주보호관찰소 관계자는 “이 쉼터가 마련됨에 따라 비행 청소년들의 재범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장애인 부모님 모시고 올곧게 커다오”▼

다방과 중국음식점의 오토바이 배달원 생활을 전전하다 비행 청소년으로 전락했던 한 고교생이 주변의 도움을 새 집을 얻었다.

9일 오후 전남 담양군 대전면에서 법무부 광주보호관찰소가 마련한 ‘사랑의 집’ 준공식이 열렸다. 이 집에 새로 보금자리를 튼 사람은 보호관찰소의 보호관찰대상자 김 모군(19·담양 모고교 2년) 가족.

사랑의 집 건설이 시작된 것은 청각장애인 부모를 비롯한 김 군의 네 가족이 비가 새는 지붕을 비닐로 덮는 등 폐가나 다름없는 오두막에서 기거중인 사실을 담당 보호관찰관이 알게되면서부터.

광주 모아건설㈜ 박치영(朴治榮·59·광주지역 범죄예방위원협의회 부회장) 회장은 10월 초 이같은 사정을 전해 듣고 6000여 만원을 쾌척했다.

보호관찰소와 협의회는 두 달여에 걸친 공사 끝에 방 세 칸 짜리 단층 슬라브집(20평)과 창고를 완공했고, 다른 예방위원들은 부족한 공사비를 내놓았다. 건축기술을 가진 이 관찰소의 사회봉사명령대상자들은 공사현장에 나가 부족한 일손을 돕기도 했다.

이날 김 군은 “꿈만 같다”며 “올바로 성장해 주위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실업계고교 2학년을 중퇴하고 돈벌이에 나섰다가 폭력 등 혐의로 붙잡혀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김 군은 현재 보호관찰소의 주선으로 2년 후배들과 다시 학교에 다니고 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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